1. PMIS 개요
프로젝트관리 정보시스템(PMIS: Project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이하 PMIS라 칭함)은 “건설 프로젝트 라이프사이클의 모든 단계에서 다양한 건설관리업무의 처리 및 의사소통을 위한 것으로서 시공사의 현장 및 본사 조직에서 주로 사용하는 정보의 수집 ㆍ 처리 · 저장 · 배포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개별 정보시스템들의 집합체이다.”(이현수 외 4인, 2005)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사용자 측면에서 시공사 이외의 프로젝트 참여자를 강조하고, PMIS를 등장시킨 근본적인 기능인 공정관리를 강조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기도 한다.
“과학적인 공정관리기법(time based management)을 바탕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실적을 분석하고; 건설하고자 하는 시설물의 성공적인 완성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하여; 건설프로젝트의 생애주기(life cycle)인 기획단계에서부터 유지관리 단계까지의 발주자, 사업관리자, 건설 사업자, 설계/감리자 사이의 정보 흐름을 원활하게 관리하여; 경영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절차 시스템을 구축하는 솔루션”(문정호 외 1인, 2003)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된 정의의 차이에서 알 수 있듯이 PMIS의 절대적 정의를 도출하기 어려운 이유는 다음 요소에 따라 PMIS가 다양하게 구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 ① PMIS를 사용할 프로젝트 참여자(participants)
- ② PMIS 구축 대상 프로젝트 단계(phases)
- ③ PMIS가 지원할 기능(functions)
- ④ PMIS를 구축하고 운용할 조직의 범위(organization boundary)
1번부터 3번까지의 세 가지 요소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구축(implementation)될 PMIS의 성격을 규명한다. 예를 들어 발주자도 활용할 수 있는 PMIS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단계(conception phase)와 타당성 분석(feasibility study)단계에서 발주자가 의사결정을 하거나 절차의 진행에 따른 의사결정 및 결과를 검토하기 위한 기능이 포함될 것이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발주자는 프로젝트 참여 전문가(professional practitioners)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업무내용을 검토하는 역할보다는 그들의 활동 결과를 취합하여 보고(reporting)받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기능이 보다 세밀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만약 건설사의 현장관리에 중심을 둔 PMIS를 구축한다면 매일 매일의 작업현황을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계획대비 실적을 비교하면서 일정 및 원가관리를 수행하는 기능이 중심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PMIS를 이용할 프로젝트 참여자에 따라 구축 대상 프로젝트 단계 및 PMIS가 지원할 기능이 일반적으로 결정된다.
이와 함께 PMIS를 어떤 조직이 발주하여 개발하고 운용하는지에 따라 PMIS의 성격이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특정 건설사가 자사의 개별 건설 프로젝트 관리를 지원하면서 여러 프로젝트의 상황을 종합하여 본사 차원에서 관리하고자 하는 PMIS를 구축한다면 이 시스템은 건설 프로젝트 현장관리 기능과 함께 본사 차원의 경영 및 관리 기능도 일부 포함할 것이다. 이 경우 PMIS는 크게 두 수준의 정보시스템으로 구성될 것이다. 본사의 시스템과 개별 프로젝트관리를 위한 시스템이 그것이다. 또 다른 예로 주택건설을 전문으로 하는 공사에서 PMIS를 발주할 경우 행정절차, 발주관련 업무에 더 중심을 둔 PMIS가 개발될 것이다.
PMIS의 다양한 유형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의 개념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정보시스템(information systems)의 분석(analysis) 및 이에 따른 범위(systems boundary) 설정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2. 프로젝트관리를 지원하는 정보시스템
1) 프로젝트관리
PMIS는 프로젝트관리를 지원하는 정보시스템이다. 그렇다면 프로젝트관리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프로젝트 수행 절차 중 어떤 부분을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범위(scope) 문제와 연관이 있다. 일반적으로 관리 기능으로써의 CM(Construction Management)업무를 시스템 구축 대상으로 한다고 이해될 수 있다. 앞 장에서 언급된 공정관리, 설계관리, 원가관리, 품질관리, 안전관리, 환경관리, 자재 및 외주관리, 계약관리 등이 모두 PMIS 구축 대상의 기능을 한다. 이에 더해 사업관리 현황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발주자를 위한 브리핑 기능 등이 추가되기도 한다.
2) 프로젝트관리를 위한 정보
건설정보는 시설물의 건설 생애주기에서 생산·관리되는 정보의 총칭이라 할 수 있다.(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 2006) 이들 정보를 건설프로젝트의 성격을 감안하여 구분하면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정보 유형의 분류 기준은 제품(product) 및 절차(process)이다. 제품 정보는 프로젝트의 물리적 결과물과 관련된 정보이다. 예를 들어 철근콘크리트 기둥의 치수, 콘크리트 강도, 철근 직경 등은 모두 제품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보이다.
절차 정보는 수준별로 다양하다. 예를 들어 사업 전체를 절차상 파악해 본다면 기획, 기본설계, 실시설계, 발주, 시공, 유지보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실제 건설현장에서 관리해야 하는 작업(activity) 수준의 절차도 있다. 철근콘크리트 기둥을 만드는 절차는 거푸집 설치, 배근, 콘크리트 타설, 양생, 거푸집 해체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들 절차와 관련된 정보는 거푸집 유형 및 치수, 철근 유형 및 간격, 콘크리트 강도, 거푸집 존치 기간, 품질시험 기준 및 방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제품 및 절차로 분류하는 방식 이외에 기술정보와 관리정보 등으로 유형을 나눌 수도 있다. 기술정보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물리적, 절차적 정보라고 할 수 있다. 관리정보는 실제로 기술정보를 제외한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안전, 환경 및 계약관리 등은 기술정보와 비교적 덜 연관된 관리정보를 필요로 한다.
지금까지의 PMIS는 제품보다는 절차 정보를, 기술정보보다는 관리정보를 더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추세였다. 그 이유는 제품 및 기술정보를 다루는 CAD 및 별도의 엔지니어링 응용도구(engineering applications)가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이들과 절차 및 관리 정보를 연동시키는 것도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간단한 예로 전통적인 PMIS에서는 제품정보를 가장 많이 담고 있는 도면, 시방서 등을 파일 형태로 관리한다. 이들 파일을 열어 특정 사항을 수정하는 경우 그 결과가 공기 및 공사비에 미치는 영향은 자동으로 업데이트 되지는 않는다.
만약 제품을 의미 있는 단위(예: 객체)까지 쪼개고 이를 생산하는 과정과 연동시키는 정보모델을 바탕으로 PMIS가 구축된다면 제품의 상세내역의 변화를 반영한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활용한 PMIS라고 부르기도 한다.
1) CIC (Computer Integrated Construction)
먼저 BIM은 정보관리에 초점이 맞추어진 건설관리(construction management, 이하 CM) 기법의 하나로 이해될 수 있다. CM기법 중 컴퓨터 또는 정보통신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건설 효율성을 높이려는 개념들이 있으며, 이러한 개념은 현재의 BIM기술과의 개념에 융합되어 녹아 들어가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CIC(Computer Integrated Construction)(Aouad et al. 2001;Boddy et al. 2007)와 건설사업관리시스템(project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이하 PMIS)(이현수 외 2005)이다. CIC는 1980년대 제조산업에서 각광을 받았던 CIM(Computer Integrated Manufacturing: CIM)에서 유래되었다. 그 주요개념은 시공과정에서 정보기술(IT)을 사용하여 시공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학자에 따라 CIC와 BIM 중 한 쪽이 상대쪽을 포함하는 상위개념 또는 같은 개념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CIC는 BIM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 CIC 초기 그 적용범위가 시공단계에 국한된 경향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 적용범위가 시설물 수명주기 전체로 확산되었다. 특히 80~90년대에 4차원 캐드시스템(Koo and Fischer, 2000)을 탄생시켰고, 견적, 디테일링 등의 자동화, 많은 표준화 및 데이터베이스 작업에 큰 기여를 하였다.
PMIS의 경우 경영학분야의 경영정보시스템(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MIS)의 영향을 받아서 탄생하였다. 초기 MIS가 사람, 돈과 같은 자원관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초기 PMIS는 프로젝트별 정보관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인적 자원관리와 자금관리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시스템이라고 하는 별개의 시스템에서 관리되었다. 현재는 이러한 여러 개의 시스템이 통합되는 추세이다. BIM에 있어서도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80~90년대 ‘building product model’ 또는 ‘building information model’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진 많은 연구들을 보면 자원관리보다 설계정보와 엔지니어링정보의 관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 T. S. Jeng과 Eastman 교수가 개발한 EDM(Engineering Design Management) 시스템(Eastman and Jeng 1999;Jeng and Eastman, 1998)과 요시노부 아다치가 개발한 IFC 모델서버(Adachi, 2002) 등이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제조 및 기계산업의 생산품 정보 저장소(product data repository) 개념이나 협업시스템과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일반적으로 동시공학(concurrent engineering) 문제, 설계변경관리(change management) 문제나 여러 가지 이질적인 시스템간의 정보호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보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문제가 핵심적인 문제이다. 현재 이와 관련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PMIS와도 통합이 되어 Oracle사의 CBIM이나 EPM Technology의 EDM Server와 같은 다양한 상용 BIM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2) PLM (Product Life cycle management)과 린 건설 (Lean construction)
생산품 수명주기 관리(Product Life cycle management, 이하 PLM)는 제조업에서 시작한 개념으로 이를 건설산업에 적용하면 BIM이 된다고 할 정도로 유사한 개념이다. BIM과 매우 유사하며 PLM을 변형한 용어로 프로젝트 수명주기 관리(Project Life cycle Management)와 건축물 수명주기 관리(Building Life cycle Management, BLM)가 있다. 이러한 개념과 겹치는 또 다른 개념이 린 건설(lean construction)이다. 린 건설은 일명 도요타 시스템으로 불리는 린 제조방식(lean manufacturing 또는 Just In Time 방식)에서 유래하였다. PLM이나 BIM이 추구하는 목표 중 낭비 및 재작업을 방지하자는 부분이나 필요한 때 필요한 것을 제공한다는 개념은 린 건설의 목표와 일치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영국 하이드로공항 제5터미널 사례와 같이 린 건설의 대표적인 사례(구본상 외, 2006)와 BIM의 사례(Cook, 2004)가 겹치는 이유는 우연이 아니다.
3) 기타
이 밖에도 더 많은 BIM과 유사하거나 상호교집합적인 개념들이 있다. 이러한 개념들을 논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어느 개념이 선행하였고 어느 개념이 어느 개념을 포함하는가를 논하는 것보다 이러한 개념들이 건설기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었으며, 이러한 상호영향 속에서 모두 더 발전적인 형태로 나아갔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