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과 PM은 어떻게 다른가

프리콘

PM과 CM

CM과 유사한 개념으로 PM이 있으며, PM은 프로젝트 관리(Project Management)와 프로그램 관리(Program Management)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CM 발상지인 미국을 비롯하여 건설 선진국에서는 CM과 PM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CM보다는 PM을 광의의 개염으로 사용하고 있다. 프로그램 관리는 종합 사업 관리로 번역되며, 공항 건설과 같이 수많은 공사(bid package)로 구성되어 있는 복합 프로젝트에서, 다수의 프로젝트(multiple project)를 총괄 관리한다. 프로젝트 관리의 범위도 계획 단계부터 유지 관리 단계에 이르기까지 건설 사업 전 단계를 다루고 있다.

또한 CM과 달리 설계자가 프로그램 관리자(program management)의 지시를 받고 작업을 하는 PM의 하부 조직 구도가 된다. 프로젝트 관리는 프로그램 관리와 업무 범위는 같으나, 다수의 프로젝트가 아닌 단일 프로젝트(single project)를 관리하는 점이 다르다. 프로그램 관리 조직 밑에 여러 개의 프로젝트 관리 계약이 이루어진다. 다시 각 프로젝트 관리 밑에 CM 계약, 설계 시공 일괄 입찰(design build), 재래적인 시공자(general contractor)의 일괄 도급 계약이 가능하고, 프로젝트 관리 조직 밑에 CM, 설계 시공 일괄 입찰이나 일괄 도급 계약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종합 사업관리라는 이름으로 정부 차원에서 프로그램 관리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으며, 해외 건설 사업에서 중요한 성장축으로 인식되고 있다.

PM은 넓은 의미에서 CM으로 호칭될 수 있으나,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미국 등 건설 선진국에서는 CM과 구분하여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PM/CM을 구분하지 않고 CM이라고 통칭하고 있으며, 건설산업기본법에서 정의한 건설사업관리의 정의는 PM에 가깝다. 또한 국내에서는 법적 용어인 ‘건설 사업 관리’를 그냥 CM으로 부른다. 몇 년 전부터는 건설산업기본법에 정부 발주 감리도 건설사업관리라고 용어를 변경하였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용어의 혼재와 개념의 혼란으로, CM의 원래 개념이 왜곡되었고, 경우에 따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되고 있어 개념 정립이 시급하다. 아울러 CM의 하향평준화, CM의 감리화라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감리와 PM/CM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PM/CM은 프리콘에 관여하고 또한 프리콘에 집중하지만 감리는 공사 중에만 관여한다. PM/CM은 사전적(proactive) 활동을 하지만 감리는 사후적 활동인 시공의 품질, 안전을 지적하는 검측(inspection) 활동을 한다. 따라서 감리는 프로젝트 성공에 기여하는 부분도 PM/CM에 비해 매우 제한적이다. 이상에서 설명한 CM과 PM의 차이를 발주 방식 간의 위상으로 표현하면 표와 같다.

프로젝트 관리 업무

미국 CMAA는 CM 업무의 표준 서비스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공사의 단계를 5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에서 기본이 되는 업무를 정의하고 있다.

1) 설계 전 단계(Pre-Design Phase)

2) 설계 단계(Design Phase)

3) 발주 단계(Procurement Phase)

4) 시공 단계(Construction Phase)

5) 완공 후 단계(Post Construction Phase)

위 다섯 단계에 따른 단계별 업무는,

1) 프로젝트 관리(Project Management)

2) 원가 관리(Cost Management)

3) 일정 관리(Time Management)

4) 품질 관리(Quality Management)

5) 계약 행정(Project/ Contract Administration)

6) 안전 관리(Safety Management)

7) 친환경(Sustainability)

8)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등으로 세분되며, 이에 따른 세분화된 업무 목록을 다시 기술하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CMAA의 업무 내용은 실제로는 PM 업무이며 프로젝트이 시작과 끝을 모두 관장하고 있다. 하지만 CMAA에서는 프로젝트 관리를 협의로 기술하고 있다. 프로젝트 관리(PM)는 프로젝트 처음(기획 단계, 설계 전 단계)부터 끝(완공 후 단계)까지 모든 업무를 포괄한다.

프리콘 단계인 설계 전 단계, 설계 단계, 발주 단계는 앞에서 이미 자세히 살펴보았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시공 단계와 완공 후 단계 위주로 기술하고자 한다.

원가 관리는 사업 초기인 계획 단계부터 설계가 진행되는 설계 단계에 따라 계속적으로 원가를 확인하여 다음 단계에 피드백 함으로써, 계획 및 설계 단계에서 세웠던 원가 목표가 실현되도록 한다. 또한 발주 단계, 시공 단계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당초 목표 예산을 유지하거나, 절약하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 활동을 한다. 시공 중에는 매달 기집행한 공사비와 변경분, 변경 예상분, 잔여 공사비 등을 예측하고 관리하며, 필요한 관리 수단을 부여하여 당초 예산이 초과되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점에서, 국내의 일반적인 원가 관리 관행과는 크게 다르다. 참고로 설계 전 단계 및 설계 단계의 원가 관리 흐름은 좋은 설계-하드웨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에서 살펴보았다.

공사 중에 시공사의 월간 기성금을 검토하여 기성금을 지급하는 행정 업무와 설계 변경 방생 시 변경 관리를 하는 일이 중요한 업무가 된다. 그리고 공사가 끝나면 시공업체와 정산을 하여 최종 공사비를 확정하는 업무를 발주자를 대신하여 하게 된다. 정산 시 다툼을 최소화하려면 설계 변경 발생 시 그 즉시 해당 건을 정리하고 건설사와 합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 관리(Time Management)는 다양한 관리 수단을 동원하여 사업 기간을 단축 또는 준수하는 일이다. 프리콘 단계에서 마스터 스케줄과 마일스톤 스케줄 준비와 공사의 시공성과 공법 검토에 대해서는 전술한 바 있다. 사업 일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인허가 문제와 민원 문제가 있다. 프로젝트에 따라서는 건축 허가를 받는 과정이 몇 년씩 소요되는 경우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설계사, 발주자와 함께 철저한 인허가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준공 허가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프로젝트 관여자와 발주자의 혼연일체 노력이 필요하다. 민원도 사전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사 중 PM/CM의 중요한 역할은 발주자를 포함한 관련자와 함께 공사를 공정에 맞게 추진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것이다. 현장 시공 상세인 시공도(Shop drawing)를 검토하고 승인해주는 일과 자재, 장비에 대한 승인 작업을 적시에 함으로써 시공사가 자재 등을 발주하고 적시에 시공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 관리를 주도한다. 그리고 발주한 자재, 장비의 조달(delivery)을 점검하며, 이 중에서도 발주 후 현장 도착까지 오래 걸리는 품목들(long lead items)은 특별 관리한다.

아울러 마스터 스케줄과 마일스톤 스케줄을 잘 관리함으로써 전체공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사령탑 역할을 한다. 감리업체가 따로 있으면 공사 중에 감리업체로 하여금 철저한 품질 관리, 안전 관리를 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한다. 국내에서는 외국과 달리 CM과 감리를 동일 업체에 같이 발주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역량 있는 CM과 감리를 동일 업체에 같이 발주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역량 있는 CM 업체 선정은 더욱 중요하다. 건설 선진국에서는 품질 관리ㆍ안전 관리는 시공사가 스스로하기 때문에 현장 감리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필요 시 정부나 관련 공공 기관에서 특별 점검 형태로 관여하는데, 건설사가 안전 수칙이나 법규를 위반할 경우 엄청난 규모의 벌칙이 부과된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업체 스스로 안전 관리나 품질 관리를 책임지고 관리한다. 그 결과 사고율이 우리에 비해 현저히 낮다.

완공 후 단계(Post Construction Phase)에서 프로젝트 관리자인 PM/CM은 전술한 정산 업무를 포함하여 프로젝트를 잘 종료하고 사용자에게 건축물을 인수인계하여 사용에 지장이 없도록 제반 서류, 매뉴얼, 준공도면(as built drawings), 스페어 파트(spare parts) 등을 준비하는 일을 주도한다. 각종 장비와 시스템의 시운전과 준공 검사를 진두지휘하고 사용자에게 인수인계하고 각종 계약의 종결을 지원함으로써 프로젝트를 완료한다.

유능한 프로젝트 관리자는, 프로젝트 계획 단계에서부터 완공 단계까지 모든 과정을 발주자를 대신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발주자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이다. 프로젝트 관련자인 발주자, 설계자, 시공자에 대해 프로젝트 리더십을 발휘하는 프로젝트 관리자야말로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발주자에게는 매우 든든한 우군이 되어 발주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건설이라는 험난한 과정에서 발주자의 고충(pain point)을 해결해준다.

계약 관리로 분쟁을 줄인다

모든 건설 프로젝트는 계약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건설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모든 비즈니스가 계약을 기초로 삼는다. 계약 내용이 특정 계약 주체에게 불리하게 작성되어 있다면, 그 계약 주체는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불리한 위치에서 사업에 참여하게 되는 셈이다. 시작부터 게임의 주도권을 뺏긴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계약과 관련한 문제는 추후 건설 분쟁으로 이어져 상호 간에 불필요한 노력을 하게 하거나 막대한 손실을 가져오기도 한다. 따라서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에 건설 참여 주체들은 발주자가 제시하는 계약서를 꼼꼼히 검토해야 하고 건설 참여 주체들은 발주자가 제시하는 계약서의 내용에 함정이 없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계약서는 상생의 원칙이며, 각자 입장에서 이해관계를 방어하다 보면 적대적인 관계가 되기 쉽다. 해외 건설 프로젝트에서 발주자들이 시공사에게 불리한 계약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시키거나, 시공사는 시공사대로 계약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계약하는 바람에 큰 손실을 당하는 낭패도 종종 발생한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국내 건설업체들의 계약 관리 역량은 여전히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다. 몇 년 전 해외건설협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건설 기업들이 해외 건설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할 때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계약 업무이다. 계약서에 포함된 리스크를 파악하고 분석하여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폭넓은 계약 관리 지식과 경험을 통한 노하우가 요구된다. 그러나 국내 건설 기업에는 계약 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계약 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과거에 비해 계약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수준이 많이 향상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계약 관리 경쟁력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경험이 없거나 부족한 발주자는 계약서 내용의 충실도와 계약 관리에 미숙하여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은 설계사나 시공사에 비해 취약하다. 계약서는 기술적인 내용이 반영되어야 하므로, 변호사의 도움만으로는 내용을 충실히 하기에 부족하고 발주자의 대리인인 경험 많은 PM/CM 업체의 개입이 필요하다. 계약서가 치밀하지 않으면 시공 중 분쟁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건설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분쟁은 대부분 계약서의 미비, 불충분한 계약서가 한 몫 한다. 아울러 상호 간의 불신에서부터 분쟁이 시작되며, 이러한 불신은 계약 주체들 간의 소통 부재, 정보 공유 부족 등에서 비롯된다. 설계와 시공을 분리하여 발주하는 전통적인 설계 시공 분리 발주방식에서는, 설계자와 시공자의 협력이 계약상으로 원천 봉쇄되어 있어 상호 간의 경험과 지식 공유가 힘든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건설 프로젝트의 분쟁을 최소화하는 발주 방식은 건설 참여자들 간의 협업을 유도하고 상호 신뢰 기반의 이익을 공유하도록 계약이라는 울타리를 형성해주는 일이다.

시공하는 동안 발주자의 요구 사항 변경이나 도면의 미비 등으로 인해 적게는 수백 건에서 많게는 수만 건의 변경을 경험하게 된다. 이처럼 많은 설계 변경 사항을 당초 공기 목표와 사업비 목표를 유지하면서 슬기롭게 관리하는 일은 발주자가 스스로 감당하기에는 매우 어렵다. 건설 프로젝트 관리에서 이른바 ‘변경 관리(Change Management)’는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설계나 시공 과정에서 변경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 관계자들이 모여 모든 가능성을 테이블에 꺼내놓고 상호 협력적인 건설 문화를 형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설계 변경이 수없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변경을 어떻게 최소화하고 또 부득이한 변경 사항에 어떻게 잘 대처하는가는 분명 중요한 ‘매니지먼트’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파트너링과 I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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