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아파트의 필요성

<국토일보 CM 이야기 22>

박종순 [한국CM협회 본부장/ 한국생산성본부 CM 지도교수]

예부터 우리나라는 맑은 물과 공기가 청정해 경치가 좋거나 인심 좋은 곳에 터를 잡아 집을 짓고 살아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안심하고 마실 물이 귀해서 좋다는 생수를 수입해서 마시고, 미세먼지가 무서워 마스크를 쓰고 외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이상기후와 기상이변들이 발생하고 홍수와 태풍, 폭설과 혹한으로 수많은 인명피해와 시설들이 붕괴돼 지구촌의 생활터전이 초토화되고 지구 한편에서는 가뭄과 혹서로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재앙들이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황사보다 무서운 중국발 스모그’, ‘120년 만에 최악으로 기록된 보스니아 홍수 400만 인구 중 100만 명이 넘는 이재민 발생’, ‘북극 한파 뉴욕 공습, 118년 만의 혹한 피해 속출, 몬타나주 커머타운 영하 53도, 20여명 사망’, ‘남미 100년 만의 폭염, 50도 육박’ 등 놀라운 기사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서울은 건축물에서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가 60%에 달하고 있다. 건물에서 사용하고 있는 화석연료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대체하고 냉난방과 조명 등으로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이지 않으면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고 쾌적한 실내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건축물은 자연조건과 깊은 상관관계를 가지면서 변화해 오다가 이상기후에 따른 심각성과 경각심이 부각되면서 친환경 건축설계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토부와 환경부는 친환경주택 관련제도를 작년부터 ‘녹색건축 인증제도’로 일원화해 시행하고 연면적 3,000㎡이상의 모든 건축물은 녹색건축인증을 받도록 하여, 2017년부터는 신축 공동주택을 패시브하우스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패시브 공동주택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건축물의 단열성을 높이고, 에너지 수요를 최소화해, 자연 채광을 최대로 활용 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배치하며, 태양복사열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이중?삼중창을 설치하고, 아파트의 냉난방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서 자연통풍과 열저장이 좋은 건축자재를 사용하는 등 설계와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이러한 녹색건축은 건축가의 계획에 의해 건축물의 목표가 설정되고 실행되는 부분으로 지속가능한 설계는 대지계획, 식생, 미기후조절, 형태계획, 단열성, 기밀화로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 60%를 줄일 수 있으며,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 자연형 디자인으로 또 다시 20%의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환경문제가 국제적인 패러다임으로 인식되면서 건축분야에서는 에너지 소비 및 환경 부하를 저감할 수 있는 친환경 녹색건축에 대한 설계와 기술 개발 노력이 증가하고 있다. 즉, 고도의 친환경 건축물이 되기 위해서는 건축계획단계부터 친환경과 관련된 설계요소의 값들이 정확한 자료를 토대로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를 구축하지 않고 건축설계자의 경험과 판단에 의존함으로써 그 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낮다. 이와 같은 관습적인 설계방식은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이 가능한 자연형 디자인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건축물의 외피 및 형태만을 디자인한다. 그 외의 에너지 분야는 설비 전문가에 의해 설계되어진다.

이로 인해 계획적 접근에 의한 에너지절감 설계의 기회를 놓치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위한 기술적 접근을 우선하여 에너지 부하는 오히려 더 늘어나는 기현상을 초래한다. 이것은 설계 초기의 통합적 프로세스를 통해 많은 양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그리고 건축은 생산원가 절감이 곧 건축비의 절감으로 인식하다 보니, 정비사업조합은 건축비 증가 요인인 에너지절약 설계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으며, 따라서 설계자도 에너지절약 설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게 된다.

대부분 공동주택의 설계는 조합과 실사용자(조합원, 피분양자 등)가 다르다보니 설계시 에너지 절약 설계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는 구조를 안고 있다. 공동주택은 다른 시설과 달리 한번 건축되면 수십 년간 개선이 어렵고 신축시에 에너지절약 설계가 충분치 않으면 유지관리 단계에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적다.

이에 정부는 공동주택의 에너지절약 설계를 강제하는 기준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과 신축건물의 에너지절약 설계를 위한 단열기준의 강화, 에너지절약 계획서 검토 대상의 확대,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 인증제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전기요금이 평균 5.4% 인상되는 등 지난 2년3개월간 5차례 전기요금이 인상됐고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 이제는 공동주택이 투자 목적 보다는 사용 목적이 더 높아지고 있어 유럽 등 선진국과 같이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이 아파트의 가치에 반영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린(Green) 공동주택의 필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린 공동주택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이상기온에 대응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해 지구환경보존을 위해서는 에너지이용 효율 및 신재생 에너지의 사용 비율을 높여야 한다.

지속가능한 공동주택 설계를 위해서는 건축가의 기존 설계방법에 대한 접근방식의 전환이 요구되며, 초기에 필요한 설계요소들을 규명하고, 규명된 설계요소들의 상호관련성 및 건축계획단계부터 녹색건축인증제에 의한 설계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할 것이다.

건축물은 인류의 삶을 담는 그릇이라고 할 수 있으며,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고 온실가스를 무수히 발생시키므로 국가의 에너지 안보정책 강화와 계절에 따른 전력 피크의 완화 등 에너지의 수요 관리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감을 위하여 고단열, 고기밀의 건물을 짓기 위한 노력들이 절실하다.

친환경건축 자재를 사용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해 녹색성장을 위한 설계 및 친환경 건축물 구축을 위한 건설사업관리자(Construction Manager 이하 CMr)의 엔지니어링 활동과 상호 시너지 효과에 의해 명품 주거단지가 창출된다.

정비사업의 주거생활 공간이 현대화 될수록 에너지절약 설계와 친환경 설계를 위한 전문가 그룹인 CMr가 설계관리와 가치향상을 위한 제반 활동과 분야별 팀 구성원의 전문지식을 효과적으로 운용하여 그린 아파트를 건립하고, 주거지의 명작과 프리미엄의 극대화를 통한 정비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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