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CM 이야기 13>
박종순 [한국CM협회 본부장/ 한국생산성본부 CM 지도교수]
가락시영아파트의 2006년 사업시행계획 승인 결의를 취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예컨대 47평형 이상 분양자가 조합원 중 약 29%(1958명)에서 약 5%(325명)로 줄어들었고, 종전 가락시영1차아파트 17평 소유주가 33평형을 분양받으려면 종전보다 4배 이상 분담금이 증가하고, 조합 사업비가 약 1조2462억원에서 3조54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조합원의 이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변경된 경우에는 ‘특별 다수’의 동의 요건을 규정한 도시정비법 규정을 유추 적용해 조합원 3분의 2이상 동의를 요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만 사업계획이 실질적으로 변경된 경우의 결의 요건에 관한 법리가 대법원 판결 등으로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으므로 그 흠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보기는 어려워 무효 사유는 될 수 없고 취소 사유에 해당 한다”고 덧붙였다.
가락시영아파트의 정비사업추진 과정을 살펴보면 조합의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사태로 건설사업관리 전문가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첫째 전략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사업관리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합 임원 대부분이 처음 시행하는 정비사업의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도입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한 정비사업자의 경우 기본적인 행정용역대행 업무에 국한돼 매우 제한적일 뿐만 아니고 다양한 전문성과 준법의식은 법이 기대하는 것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조합원이 부담해야 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사업주체인 조합(원)과 사업 참여자간 이해관계의 상충 그리고 다수에 의한 비합리적인 의사결정 가능성 등 일반적인 건설사업에 비해 사업진행상 많은 장애요소가 존재하며, 장기간이 소요되는 시간과의 다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정비사업을 과거와 같은 주먹구구식의 사업 추진으로는 넘어야 할 장벽이 많아서 순차적이고 효율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에 정비사업의 성공 노하우와 실적을 많이 보유한 CM(Construction Management, 이하 CM)의 도입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해야 될 시점이다.
건설사업관리(CM)는 기획부터 타당성조사, 분석, 계약, 시공, 사후관리까지 관리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국토부에서도 업역 통합을 추진하면서 건설기술관리법을 개정하고 건설기술진흥법으로 입법 예고, 책임감리와 건설사업관리(CM)도 통합해 5월 23일부터 시행될 것이며 서울시에서도 공공관리의 건설사업관리자(CM) 선정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이같이 모두가 선망하는 건설사업관리(CM)는 조합을 대신해 정비사업의 관리를 대행 또는 자문하여 주는 용역으로 Construction(건설)과 Management(관리)로 결합된 건설사업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건설분야에 경영이론과 선진기법을 접목한 전문분야로서 각 분야별로 다양한 전문가들인 건설사업관리자, 건축사, 기술사 등이 모인 전문가 그룹(Professional Group) 이다.
건설사업은 기획단계부터 CM을 도입해야 효과적으로 사업관리를 할 수 있고, 성공확률을 높일 수가 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경우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을 대신해 초기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기까지 지자체의 요구사항 및 건축심의위원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도면검토 및 시공성, 공법 비교 등 조합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기술적 의사결정 사항을 재건축 사업관리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도움으로 사업을 추진 한다면 사업기간의 단축 및 사업비 절감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설계자는 업체 선정시 심미적 디자인으로 현상설계에는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사업시행인가를 받기위한 실시설계 단계에서는 시공성과 경제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건축심의와 인허가를 받기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또한 설계도서의 작성과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한 설계도면 및 시공성 검토 등 중요한 사업관리업무를 설계자와 시공자에게만 맡길 수 없으므로, 공사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한 수많은 기술과 자재선정 등 조합집행부를 지원해주고, 조합(원)과 비대위의 갈등관리 그리고 시공사와 조합(원)의 설계변경에 대한 조합 의사결정을 지원할 재개발·재건축 사업관리 전문가의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게 됐다.
이와 같이 건설사업관리(CM) 전문가들은 설계단계부터 참여해 사업성과 시공성 그리고 친환경, 유지관리성을 고려한 VE(가치공학, Value Engineering) 활동으로 설계도면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입주자의 편의성을 향상하고, 생애주기비용(LCC; Life Cycle Cost) 분석을 통한 관리비 최소 시스템을 적용해 조합원의 자산 가치를 향상 시킨다.
특히 시공사와의 계약관리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데,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 집행부에서는 계약소위원회를 구성해 건설경력자, 건축사,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법무사 등이 참여해 계약내용을 검토하지만 계약서에 숨겨진 전문적인 내용을 사례조사와 경험이 없이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렇게 시공사 중심으로 작성된 공사계약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공사비 증액에 따른 분담금 증가를 두고 조합과 갈등으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무수히 많은데도, 정작 조합을 위한 건설사업관리자(CM)의 참여는 배제하여 조합에 불리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조합이 의지하며 가장 믿고 있는 시공사 역시 시공권을 획득한 후에는 조합(원)의 이익은 외면하고 건설회사의 영업이익을 높이기에만 심혈을 기울여 설계변경과 추가비용만을 요구하는 사례가 대부분으로 이에 대한 책임은 모두 조합이 부담해야 되기 때문에 조합원 분담금이 많아질 위험성을 안고 있다.
현명한 조합과 조합원은 재개발재건축 전문가들을 계획단계부터 참여시켜 설계도면을 철저히 분석하고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업성과 시공성 그리고 유지관리성을 고려한 설계관리를 통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조합원의 부담금을 최소화해 원주민 재정착 비율을 높이고, 친환경 아파트를 건설하여 조합원의 이익과 프리미엄을 극대화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 조합 임원들의 책임이며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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