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관리와 그린 VE

<국토일보 CM 이야기 8>

박종순 [한국CM협회 본부장/경희대학교.가천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도시정비사업의 사업성과 편의성에서 가장 중요한 설계자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사전적격심사(PQ), 제안서 평가, 설계 담당자의 인터뷰, 과거의 성공적인 설계수행 사례 등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보다 전문적이고 능력 있는 설계자를 선정해야 된다.

설계자는 현상공모나 설계사로 선정되기 위해서 창의적인 디자인을 중심으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지만, 막상 주민총회에서 설계자로 선정이 되면 사업시행인가를 받기위해 경제성과 시공성은 뒤로한 채 건축심의와 인·허가를 위한 설계에만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정비업체 및 설계자 선정기준에 대한 운영상의 미비점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관리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기준’과 ‘공공관리 설계자 선정기준’을 개정, 고시했다.

이는 공공관리제 도입 이후, 용역업체 선정기준에 대한 운영상 문제점 등을 모니터링하고 더욱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고무적인 일이다.

개선된 기준에선 부정행위 경력이 있는 공공관리 설계자는 제한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2년 동안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했으며, 이는 지난 2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개정으로 금품 및 향응 제공자 등 부정행위자 등에 대한 처벌규정 신설에 따른 것이다.

과거에는 건축물의 설계단계에서 초기투자비 위주로 설계를 했으며, 유지관리비와 자원 및 에너지 문제를 소홀히 다루어 온 경향이 있었다. 오늘날에는 에너지 비용의 상승과 건물의 고도화로 유지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통상 초기건축비의 5~6배 이상)이 커짐으로써 후대를 위해 설계자와 엔지니어들은 저탄소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건물 및 시설구조물의 가치와 수명, 그리고 성능을 증대시켜 천년의 건축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필자가 관여했던 잠실 고밀도아파트의 33평 A형과 B형을 분석해보면 설계도면의 작성과 시공성은 B형이 좋았지만, A형은 프라이버시권이 좋아 입주자에게 인기가 있고, 거래량과 시세도 높았다. 또한 재건축사업이 완료된 잠실 1, 2단지 아파트의 편의성과 시세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모두가 설계를 누가, 어떻게 관리 했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반증이다.

도시정비사업은 설계단계부터 재건축 사업관리 전문가(CMr)들이 참여해 설계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공성을 확보해 사전에 원가절감 및 공기단축이 가능하도록 철저히 관리해 공사 도중에 많이 발생하는 설계변경을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설계관리에는 선진기법인 VE(Value Engineering, 가치공학)과 LCC(Life Cycle Cost, 생애주기비용)의 분석을 통한 원가절감과 가치향상을 추구하는 것이다.

VE는 최저의 생애주기비용으로 최상의 가치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는 프로젝트의 기능분석을 통한 대안창출 노력으로 각 전문분야의 협력을 통해 수행되는 체계적인 프로세스로 대상 프로젝트의 모든 분야에 전문지식을 가진 팀 또는 그룹에 의해 수행된다.

건축물은 기획, 설계 및 시공단계의 초기투자단계와 운영, 관리 및 폐기로 이어지는 5단계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건축물의 생애, 즉 라이프사이클이라고 하며 이 기간 동안 발생되는 총비용을 라이프사이클코스트(Life Cycle Cost)라고 하고, 앞으로 유지관리비용이 주거지의 경쟁력과 가치를 평가 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그린(Green) VE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최근 발생하고 있는 폭설과 혹한, 그리고 심각한 폭염 등에 대응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해 지구환경보존을 위해서 에너지이용 효율 및 신재생에너지의 사용 비율을 높이고 온실가스배출 최소화와 녹색성장을 위한 설계 및 친환경 건축물 구축을 위한 엔지니어링 활동으로 VE 참여 전문가의 상호간 시너지 효과에 의해 창출된다.

건축물은 인류의 삶을 담는 그릇이라고 할 수 있으며,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고 온실 가스도 제일 많이 발생하므로 국가의 에너지안보 강화와 계절에 따른 전력피크 완화 등 에너지 수요관리 뿐만아니라 에너지 절감을 위해 고단열 고기밀 설계를 해야 한다.

많은 시간을 실내에서 활동하므로 이제부터는 환기로 인해 버려지는 열을 회수할 수 있도록 설계단계부터 열교환 에너지 해석을 통한 정량적 수치를 계산하고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 기준에 도달하도록 정확한 계산과 철저한 검증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제로 에너지 하우스(Zero Energy House)를 구현해야 할 것이다.

친환경 주택(Green House)은 생활공간이 현대화 될수록 에너지절약 설계와 친환경 설계를 위한 전문가 그룹의 VE 리더가 수행하는 조정과 활동을 통해 분야별 팀 구성원의 전문지식이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가치창출은 유지관리비의 최소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입주 후 관리비와 유지비를 절감, 주거지의 명작과 프리미엄의 극대화를 유도하며 조합원의 수익성을 높이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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