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은 프로젝트 성공의 전략이다
CM정책은 CM산업의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정표이며, CM제도는 CM기업이 따라야 할 ‘게임의 법칙’을 담은 룰 북(Rule Book)이다. CM정책이 총론을 제시하는 전쟁전략(War Strategy)이라면, CM제도는 각론을 다루는 전투계획(Battle Plan)에 비유될 수 있다. 따라서 CM제도는 CM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또 그렇게 운영되도록 CM정책과 튜닝(Tuning) 되어야 한다.
CM20년, CM40주년을 위해 CM제도는 무엇을 추구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를 제언하는데 집중하였다.
우선 CM의 범위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제8항의 건설사업관리(CM for Fee)이며, 동법(同法) 제2조제9항의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 at Risk)의 논의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본 장에서 사용되는 CM이라는 용어는 건설기술진흥법과 舊 건설기술관리법의 “건설사업관리”를 의미하는 것이며, 건설기술진흥법의 “감독권한대행등 건설사업관리(舊 건설기술관리법의 책임감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CM에 관한 이 글을 집필하면서 독자들이 가장 헷갈리기 쉽겠다고 우려한 용어가 “건설사업관리”였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이는 건설기술진흥법을 통해 舊 책임감리가 건설사업관리라는 용어로 통합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마지막으로 본 장에서는 민간CM 보다는 공공CM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록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CM제도가 민간CM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다. 민간 발주자들이 CM을 발주할 때 CM제도를 일종의 ‘참고문헌’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CM제도가 개선되면 공공CM뿐만 아니라 민간CM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1. CM제도의 방향성과 정책 목표에 대한 재조명
CM 제도와 정책의 연관성
각 개별 CM기업이 처한 상황과 입장에 따라 기대하는 CM제도의 모습과 내용이 서로 다른 것이 현실이다.
CM제도의 올바른 개선방향을 위하여 ‘CM제도는 CM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대전제를 설정하였다. 이 대전제는 두 가지 논리를 근거로 하고 있다. 첫째, 정부(국토교통부)는 CM산업이 추구하고 달성해야 할 이상적인 목표를 CM정책을 통해 이미 제시하였지만, 둘째, CM정책목표와 CM제도 간에 격차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CM정책 목표가 달성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전제조건들이 CM제도를 통해 충족되어야 한다.
국토교통부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건설사업관리 CM제도”라는 제목의 정책 자료를 찾을 수 있다. 그 내용 중 “CM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살펴보면 정부의 CM정책목표를 가늠할 수 있다.
• CM필요성- 품질제고, 비용절감, 공기단축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건설사업 전잔계에 걸쳐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관리활동 요구- 설계감리 및 책임감리 등의 제도가 도입되어 실효를 거두고 있으나, 대부분 품질위주의 관리방식에 그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 필요 • 기대효과 |
상기 내용에서 “건설사업의 효율성 향상”, “국제 경쟁력 강화”, “설계·책임감리제도의 한계 극복” 등을 주요 키워드로 추출할 수 있으며 이를 CM정책목표의 주요 골자라고 간주할 수 있다.
상기 과정을 통해 추출된 주요 키워드를 한 문장으로 조합해 보면 「건설사업의 효율성 제고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CM을 활성화 시키고 CM기술력 제고와 CM전문인력 육성을 추진하며 CM제도의 글로벌스탠더드화를 추구한다」라는 결론이 나온다. 비록 ‘조각모음’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정부의 공식 자료를 기반으로 조합된 문장이니 정부가 추구하는 CM정책목표와 동떨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이것이 정부의 CM정책목표라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비판할만한 여지는 조금도 없다. 무엇인가를 더 보태기 어려울 정도로 이상적인 목표이며, CM기업이 CM비즈니스에 희망을 가지고 도전을 꿈꿀만한 충분한 동기를 부여하는 비결이다.
그러나 “CM정책목표가 CM제도를 통해 달성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CM전문가들의 견해는 긍정적인 답변 보다는 부정적인 답변이 더 우세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CM제도 개선 논의의 당위성
CM제도는 20살 정도인 청년기에 해당되며, CM시장은 이보다는 어린 청소년기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CM의 연조가 청소년·청년기에 해당된다면 활력과 왕성함을 자랑할 나이이다. 필자가 만난 CM기업들을 통해 체감한 분위기는 ‘피로감’이었다. CM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컸던 만큼 피로강도(疲勞强度)도 그에 비례하고 있었다.
“CM을 왜 해야 하는가?”
만일 이 질문이 CM고객에게서 나온 것이라면 CM의 가치를 아직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고 설득의 노력이라도 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이 질문이 CM기업에게서 나온 것이라면 이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CM비즈니스를 존재 목적으로 하고 있는 CM기업에서 이런 회의적인 질문이 제기된다면 현재 CM산업 및 시장이 그다지 건강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만일 지금이 CM의 도입 초기단계라면 시간이 흐르면서 시행착오를 바로 잡으며 차차 더 나아질 것이라는 자위(自慰)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CM제도 20년이면 이런 차원의 기대감을 갖거나 논의를 할 시기는 이미 한참 지났다.
CM제도 도입에 관한 논의가 활발했던 1990년대 초중반의 분위기는 현재와 사뭇 달랐다. 당시 CM은 건설사업의 효율성 향상을 통해 건설고객(발주자)의 가치를 극대화 시키고, 한국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선진화된 기술과 서비스로 주목 받았다. CM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막연하나마 일종의 소명감(召命感) 같은 것으로 열정 가득한 시절이기도 했다. 이제 CM제도는 그런 희망과 열정을 복원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시 리셋(Reset)되어야 한다. 리셋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CM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CM제도가 성숙해지면 된다. 이제 20살이 된 CM제도에게 그런 성숙함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면 현 시점이 CM제도의 개선에 대한 논의가 적기(適期)인 것이다.
2. CM의 정체성에 대한 재정립
CM의 정체성 위기와 원인
현재 CM은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CM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발주자뿐만 아니라 CM기업·전문가들조차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글로벌하게 통용되는 CM과는 상이한 형식과 내용이 우리나라에서는 건설사업관리라는 용어로 통합되어 사용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CM과 책임감리는 분명히 다른 것이고, 따라서 구분하여 사용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전제로 하고 있다. 즉, 서로 다른 것을 굳이 같은 것이라 포장해서 동일한 이름으로 사용해야만 하는 당위성과 타당성의 내용과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외형적인 명칭만이 통합되었다고 CM기술력이 더 제고되거나, CM전문인력이 더 육성되거나, CM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더 향상된다고 진심으로 믿는 CM기업이나 CM전문가는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건설사업관리 시장이 더 커졌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일부 있다. 따로 존재하던 CM과 책임감리 시장을 합쳐서 집계하다 보니 건설사업관리 시장의 외형이 커진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는 착시현상에 불과한 것이다.
CM의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또 올바른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정체성을 바로잡아야 할까? 제도 도입 이후 아직까지도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는 CM의 모호함을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정의해보기로 하자.
∙ CM과 책임감리는 다른 것이다
CM이 무엇인지에 대한 학술적·실무적 논의를 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다. 다만, 최소한 3가지 속성을 갖추어야 CM이라고 불리는 것이 일반적인 글로벌 실무(Global Practice)이다.
첫째, 발주자를 지원·대리하여 건설사업을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둘째, 시공이전단계와 시공단계 등 건설사업의 전(全) 단계에 걸쳐 건설사업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셋째, 원가(Cost), 공정(Time), 품질(Quality) 등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기 3가지 속성을 책임감리에 대비하여 CM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 해보자.
• 첫째, 책임감리도 발주자를 대리하여 건설사업을 관리하는 역할을 일부 수행한다는 측면에서는 CM과 일부 유사한 측면이 있다.
• 둘째, 책임감리는 시공단계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시공이전단계와 시공단계 등 건설사업의 전(全) 단계에 걸친 CM과는 다르다.
• 셋째, 책임감리는 품질 중심의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여 원가 및 공정 등에 대한 관리 서비스는 미흡하기 때문에 CM과는 다르다.
상기 비교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책임감리는 시공단계에서 품질관리 중심의 업무를 수행하는 서비스이고, CM은 건설사업의 전(全) 단계에 걸쳐 원가관리, 공정관리, 품질관리 등을 제공하는 종합적인 서비스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는 단순히 개념적, 이론적 구분이 아니다. 실제로 책임감리기업이 CM기업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겪는 대표적인 어려움은 시공이전단계에서의 원가관리, 공정관리, 품질관리 역량 강화와 시공단계의 원가관리 및 공정관리 역량 강화에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의 경우에서도 관찰된다.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은 이미 풍부한 책임감리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책임감리와 CM이 같다면 해외 PMC(Project Management Consulting)사업에 큰 어려움 없이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결국 책임감리를 오래하였다고 저절로 CM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실무 현실은 책임감리와 CM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명확하게 시사하는 것이다.
∙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 생각난다
그러나 과거 건설기술관리법의 건설사업관리는 상기 속성들을 반영하고 있었고, 책임감리와의 차이를 분명히 인지하고 그 둘을 구분하고 있었다. 이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도 초반에 걸쳐 CM제도의 세부내용들이 처음 만들어진 과정을 살펴보아도 명확하게 나타난다. 필자가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2000년대 초반 건설기술관리법에 CM제도의 세부내용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기본법을 통해 건설사업관리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고 이후, 건설기술관리법을 통해 세부 운영규정들이 만들어지는 당시에 책임감리제도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결국 건설사업관리제도는 책임감리제도가 지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며 이는 정부의 정책자료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책임감리는 부실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었고, 건설사업관리는 효율성 향상을 위한 것이 주목적이었다. 부실방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임감리제도라는 ‘방어라인’을 구축했다면, 이를 뛰어 넘어 건설사업의 효율성 향상이라는 ‘공격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CM제도의 제정 배경이자 목표였다. 그래서 현재 CM이 겪고 있는 정체성의 혼란을 보면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 생각 날 수밖에 없다.
∙ CM과 책임감리, 각기 다른 목적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CM과 책임감리를 구분하자는 주장이 책임감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CM과 책임감리 중 어느 것이 더 필요한 서비스인가는 프로젝트 니즈(Needs)와 목표에 따라 서비스 수요자인 발주자가 판단할 일이다. 만일 부실방지가 프로젝트의 최우선 니즈와 목표라면 발주자는 책임감리가 CM보다 더 적합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부실방지를 포함하여 원가준수 및 절감, 공기준수 및 단축 등 프로젝트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 프로젝트 니즈와 목표라면 발주자는 책임감리보다는 CM이 더 접합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결국 CM과 책임감리는 각각 다른 목적과 효과를 가지며, 발주자에게 선택의 옵션(Option)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록 CM과 책임감리 중 어느 것이 더 적합하고 필요한가에 대한 판단은 발주자의 몫이지만 CM이 책임감리보다 더 진보된(Advanced) 서비스임에는 틀림없다. 프로젝트 참여단계의 시점과 범위, 제공되는 관리서비스의 범위와 심도, 요구되는 기업·기술자의 경험과 역량 등 다양한 관점에서 CM은 확실히 책임감리보다 진보된 서비스다.
CM이 책임감리보다 진보된 서비스임을 설명하기 위해 복잡한 논의를 할 필요도 없이 아래 간단한 3가지 문장을 통해 진단해 보자.
• 우리 기업은 별다른 노력과 투자 없이도 책임감리 경험과 역량만으로도 충분히 CM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우리 기업의 책임감리단장은 전원 CM단장으로 바로 활용할 수 있다.
• 우리 기업의 감리기술자는 언제든지 시공이전단계부터 원가관리와 공정관리 등의 전문업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다.
만일 상기 3개 문장에 모두 진솔하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CM이 책임감리보다 진보된 서비스라는 주장은 덮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상기 3개 문장은 책임감리기업이 CM기업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자문(自問)하게 되는 도전이며 과제이다. 이는 CM이 책임감리보다 진보된 서비스라는 것을 입증하는 실무적 상황이다.
∙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의미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은 이념과 사상 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한 경구(警句)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CM이든 책임감리든 둘 다 건설사업의 ‘쥐’만 잘 잡으면 될 뿐 “건설사업관리”로 통칭되는 것이 심각한 문제제기를 할 만한 사안인가라고 반문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CM과 책임감리가 동일한 특성, 기능, 효과 등을 지니는 ‘고양이’인데 색깔만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색깔만 다를 뿐 아니라 CM과 책임감리라는 서로 다른 종(種)인데 ‘고양이’라고 동일한 종(種)처럼 통칭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CM의 용어와 개념이 헷갈리면 정책, 제도, 실무 등이 모두 헷갈릴 수밖에 없고 CM발전을 위한 CM제도의 올바른 방향성을 정립할 수가 없다. CM이 무엇인지 그 타겟(Target)이 명확하지 않다면 어떻게 CM활성화, CM기술력 제고, CM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조준이 정확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CM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자 가장 실용적인 것이다.
∙ 공공 발주자의 혼란과 영향
공공 발주자가 CM의 정체성에 대해 혼동하고 있다는 증거는 건설기술진흥법 시행 이후 고시되는 각종 입찰공고에서 확인된다. 공공 CM사업의 입찰공고 시 내용적으로는 舊 책임감리용역을 발주하면서 “감독권한대행등 건설사업관리”로 고시하지 않고 “건설사업관리로 고시하는 경우가 흔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용어만 통합되었을 뿐인데 발주자들은 감독권한대행등 건설사업관리(舊 책임감리)를 기존에 이해해왔던 CM으로 오해하는 상황이 발생되고는 한다. 이로 인해 “CM을 써보니 옛날 책임감리하고 별로 다르지 않네”라는 발주자의 평가를 들으며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는 한 CM기업인의 씁쓸한 얼굴이 떠오른다. 결국 CM서비스가 제공된 것도 아닌데 발주가가 듣고 기대했던 CM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누명’을 쓰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과거 CM과 책임감리가 구분되었던 시절에는 “책임감리 보다는 CM을 해야 하는 것 아니야?”라고 막연하나마 CM을 책임감리보다 진보된 서비스로 인지했던 발주자들조차 이제는 “다 건설사업관리니까 그게 그거 아니야?”라며 굳이 공들여 CM을 이해하고 발주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으려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건설사업관리=CM’이라는 단순한 등식의 개념을 가진 대부분의 공공 발주자들이 감독권한대행등 건설사업관리(舊 책임감리)를 건설사업관리로 통칭하니 결국 이것도 CM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CM의 정체성 혼란은 프로젝트 니즈와 목표에 적합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발주자로 하여금 정확하게 식별하기 어럽게 하며, CM발주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는 결국 CM시장을 위축시키고 CM기업의 사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CM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방향
이제 CM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야 한다. 우선 건설사업관리(CM)와 감독권한대행등 건설사업관리(舊 책임감리)를 다시 구분하자. 그리고 舊 책임감리에 기분을 둔 체계에서 탈피하여 CM제도를 재정비하자.
글로벌스탠더드(Global Standard)에 입각하여 CM이 제도적으로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어떻게 운영·작동되어야 하는지 되짚어 보자. 국내에서 CM을 열심히 하고 경험을 쌓은 CM기업이라면 글로벌 진출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글로벌 호환성(Global Compatibility)이 높은 제도로 변신해보자.
감리의 기능과 역할도 무엇인지 재정립하자. 부실방지를 위해 꼭 필요한 기능은 감리에 그대로 남겨두고, 효율성 향상을 위해 필요한 기능은 CM으로 일원화하자. 그리고 건설기술진흥법의 범위에 머무르지 말고 다양한 법에서 존재하고 있는 감리와 CM의 관계도 재정립하자.
CM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일은 CM정책목표의 달성을 위한 출발점이다. CM이 무엇인지 명확해야 CM정책에서 제시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CM제도가 방향을 제도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3. 적정한 CM대가 결정구조의 구축
정직한 CM서비스의 조건
“정직은 매우 값비싼 선물이다. 이를 싸구려 사람에게서 기대하지 마라”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의 말이다. CM기업이 약속한 양질의 서비스를 정직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에 어울리는 대가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읽혀진다.
돈을 많이 준다고 반드시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순진한 생각일 수 있다. 그러나 돈을 적게 주면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확실하다. 또한 적정한 CM대가는 CM기업이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기업의 역량 향상을 위한 재투자의 길로 이끄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10년을 넘게 했는데 이제는 CM을 제대로 할 때도 되지 않았나요?”
CM기업이나 CM전문다들이 들었들 때 속상해하는 말들 중 아나이다. 국내 CM서비스 수준이 기대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나오는 질타라 생각하고 일단은 겸허하게 받아들이자. 그러나 그냥 넘어가기에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기에 “CM을 제 값 주고 제대로 시킨 적이 있었나요?”라는 항변(抗辯)은 덧붙여야 할 것 같다.
주문한 서비스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 받은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주문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고 질책을 받아야 하는 이 현실을 우리 CM기업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CM대가와 CM서비스가 매칭(Matching) 되지 않는 현실은 바로 잡혀야 한다.
CM기업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CM대가는 5번에 결쳐서 ‘삭감’되기 때문에 적정한 CM대가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한다. 첫째는 발주자가 적정한 CM예산을 확보하지 못해서, 둘째는 예정가격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임의삭감으로 인해, 셋째는 적격심사라는 ‘눈에 보이는 복병(伏兵)’ 때문에, 넷째는 입찰 조정의 부재, 마지막으로 무대가(無代價) 추가 서비스 요구 때문이라고 한다.
적정 CM대가 결정의 전제 조건
CM대가를 결정하는 제도적 요소들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다. 관련법도 여기저기 분산되어있고, 실무적, 관행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항들도 많다. 그러나 적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제대로 또는 적어도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얻으려면 이러한 복잡한 메커니즘 속에서 시급하고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사항들이 존재한다.
• CM예산 결정구조의 한계 해소
현재까지 발주된 많은 공공 CM사업은 舊 책임감리를 근저에 깔고 있었다. 사업초기단계부터 CM발주를 고려하기 보다는 책임감리오 일단 예산을 확보한 후, 후속 단계에서 발주자의 필요 또는 학습이나 CM기업의 권유에 의해 CM예산으로 전환시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정부의 예산편성기준에 의해 적정한 책임감리예산을 확보하였더라도 CM예산으로 활용하기에는 부족한 현상이 시작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기 확보된 예산을 증액하는 일이 발주자 입장에서는 번거롭고 어려운 과정이기 때문에 굳이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따라서 참여범위나 업무범위가 훨씬 넓어진 CM서비스를 책임감리예산으로 제공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제공되는 CM서비스와 비교하여 대가의 수준이 낮은 것도 문제지만, 책임감리에 준하여 시공단계에 투입되는 의무 인력을 우선 배치하다보니 시공이전단계에 충분한 전문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CM은 시공단계의 감리와는 달리 시공이전단계에서 건설사업관리 활동을 통해 건설사업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회를 갖는 수단이고 그래야 CM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그러나 舊 책임감리를 근저로 하고 있는 현 체계에서는 이러한 기회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CM대가체계를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舊 책임감리 대가체계에 바탕을 둔 체계가 아니라 CM서비스에 어울리는 새로운 대가체계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정관리, 원가관리, 계약관리 등 CM의 전문 분야 및 역할과 어울리는 대가체계가 필요하다. 이는 CM의 분야별 전문 서비스와 전문 인력을 활성화 시키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공공 건설사업의 초기단계인 기본구상단계에서 건설사업관리의 적용여부를 검토하도록 되어 있지만 대부분 감독대행등 건설사업관리(舊 책임감리)에 국한되는 현실이다. 따라서 CM 적용여부의 조기 검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며 결과적으로 CM예산을 사전에 확보하는 경우가 드물게 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분구상단계에서 CM 적용여부 검토 및 CM예산 확보를 위한 계기가 생길 수 있도록 CM에 대한 공공 발주자의 인식을 제고시키는 CM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보다는 CM 적용여부를 공공 발주자가 기본구상단계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도록 하는 제도적 메커니즘을 명확하게 마련하는 것이 보다 직접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는 적정한 CM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출발점이며 CM예산 결정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이다.
• 예산 임의삭감의 관행 철폐
확보된 예산의 임의삭감도 CM대가의 비적정성에 일조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계약업무 담당자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업무로 목표는 예산 절감이다. 국민의 소중한 세금인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공공기관의 의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절차와 방법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만일 예산 낭비 또는 절감 요소가 있다면 입찰기업들이 납득할 수 있는 내용과 근거가 제시되고 이루어지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대부분 예산절감 실적을 위한 임의삭감이라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입찰기업 입장에서는 아무런 근거와 설명도 없이 CM대가가 삭감되는 것을 이의 한번 제기하지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예산의 임의삭감은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지만 어떤 개선안이 현실적으로 수용가능한지는 사실 좀 막막하다. 글자 그대로 수십 년 이어진 관행이고 건설기술용역에서 뿐만 아니라 건설공사에서도 이미 고착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산을 삭감할 때는 어떤 서비스 내용이 양적·질적 측면에서 예산절감·낭비 요소가 있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과 처리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개선 제안을 할 수는 있다.
기존 관행의 벽이 너무도 두껍고 단단하게 느껴지기는 한다. 다만, 위에서 논의한 CM예산결정구조의 한계를 해소하고, 다음에 제시된 방향으로 CM대가 결정구조를 개선한다면 예산 임의삭감에 의한 문제점은 어느 정도 해갈(解渴)될 수 있을 것이다.
• 적격심사제도의 아이러니 해결
공공 CM사업에서 CM사업자를 결정하는 세부적인 절차와 방법은 해당 사업(용역)의 규모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적격심사가 주를 이루는 경향이다. 적정한 CM예산이 책정되지 않고 임의삭감으로 그나마 확보된 CM예산도 적격심사라는 ‘눈에 보이는 복병(伏兵)’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CM대가가 예정가격 대비 평균 25% 내외로 삭감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어찌할 도리 없이 투찰해야만 하기에 눈에 보이는 복병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적격심사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용되고 있는 기술가격종합평가방식(QCBS, Quality Cost Based Selection)을 기본 틀로 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기술력(Quality)으로만 사업자를 선정하자니 발주자 예산(Cost)에 부담이 되고, 최저가 방식으로 선정하자니 능력 있는 사업자가 탈락될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고안된 방식이다.
결국 각각에 적용되는 비중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술력과 가격을 함께 고려해서 최적의 사업자를 선정하자는 취지이다. 이런 취지로 본다면 우리의 적격심사제도도 이를 외형적으로는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기술력(기술점수)이 높을수록 낮은 가격으로 입찰해야 낙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아이러니한(Ironic) 유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술가격종합평가방식(QCBS)은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이를 기술점수로 만회할 기회를 줌으로서 기술-가격간의 균형을 맞추자는 게 기본 운영철학이다.
그러나 최저가로 입찰을 해야 우선 기회라도 주어지기 때문에, 비록 기술점수가 높아 입찰가격의 선택 폭이 넓더라도 함부로 높은 가격으로 투찰하기에는 겁이 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기술력(기술점수) 1위 입찰자가 탈락되고 하위 순위 입찰자가 낙찰되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게 발생하게 된다. 결국 양질의 CM서비스와 글로벌 경쟁력의 발판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 실력(기술)이 아니라 운이라는 이상한 현상에 도달하게 된다.
적격심사가 지니는 아이러니를 해결하기 위해 전혀 새로운 제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방식이나 “기술·가격분리입찰”방식에서 세 가지 정도만 손을 봐서 활용하면 된다.
첫째, CM서비스를 “계약이행의 전문성”과 “특별한 기술·경험을 필요로 하는 용역”으로 정의하면 적격심사가 아닌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 방식이나 기술·가격분리입찰방식으로 발주하는 것이 가능하다. CM서비스를 전문성이나 특별한 기술·경험이 필요하지 않은 용역으로 간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 낙찰자 선정과정에서 가격에 대한 “협상”이라는 용어와 절차를 삭제하여 실무 활용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공공 발주자이건 입찰기업이건 “협상”이라는 용어나 절차를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다. 사업자 선정 이후의 잡음과 갑의 일방적 삭감 요구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방향은 기술점수가 제일 높은 입찰자의 가격이 예정가격 이하이고 입찰 상에 오류가 없었다면 입찰가격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가장 우수한 기술력을 가졌다고 평가되었고, 발주자가 지불 의사를 가지고 있는 예정금액 이하라면 입찰자의 가격을 인정하는 것이 순리(順理)이다.
셋째, 만일 예정가격 이하라도 입찰자의 가격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가격을 점수화 시켜 낙찰자 선정에 활용하는 것이 차선책이다. 기술점수와 가격점수를 합산하여 최고 득점자를 낙찰자로 선정하자는 것이며 이때 가격점수는 입찰가격이 높을수록 낮은 점수를 받는 것이 원칙이 된다. 이런 방식이라면 기술점수가 높은 입찰자는 가격점수에서 다소 감점을 받더라도 굳이 저가투찰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 가격점수와 관련된 중요한 현안이 한 가지 있다. 가격점수는 입찰가격이 낮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저가투찰에 대한 우려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기술점수에서 부족한 부분을 가격점수에서 만회하려는 전략적 선택을 하는 입찰자가 반드시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두 가지 방향이 있다. 우선 냉정하게 제안한다면 저가방지 하한선을 두지 않는 것이며 시장의 자정(自淨) 기능에 의지하는 것이다. 즉 굳이 저가로라도 수주하겠다는 기업을 말리는 장치를 두지 않고 저가로 수주하게 놔두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는 저가수주 행태에 의존하는 CM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동료 CM기업이 발생하고, 부실한 CM서비스로 인해 CM에 대한 발주자의 경험과 인식이 악화되는 것이 심히 우려가 된다.
따라서 위 제안과는 반대의 제안으로 저가방지 하한선을 두는 것이다. 일정 수준의 하한선을 정해두고 그 이하인 경우는 부실 서비스가 우려될 수 있다고 간주하여 입찰에서 탈락시키고, 이 하한선에서 가까울수록 높은 점수, 멀수록 낮은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입찰가의 일정수준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시장원리에 다소 어긋나는 측면이 분명히 있지만, 적정한 CM대가가 CM전문기업의 질적 성장, CM전문기술의 제고, CM전문인력의 육성 등의 중요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제안해 본다.
• 입찰조정 절차의 도입
글로벌 입낙찰 실무에서 사용되는 절차 중 입찰조정(Bid Reconciliation 또는 Validation)이라는 과정이 있다. 낙찰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발주자가 요구한 서비스와 입찰자가 제출한 가격의 정합성(整合性)을 맞춰보는 것이다. 낙찰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입찰 가격을 조정한다는 것이 불합리하게 보일 수도 있고, 발주자에 의한 일방적인 삭감 이른바, ‘네고’라고 오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입찰조정은 발자의 요구 서비스와 서비스 제공조건을 입찰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거기에 걸맞는 입찰가격을 제시하였는지 검증하는 과정으로 주문한 내용과 제안 가격의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다. 이른 통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상호간의 불필요한 갈등, 클레임, 분쟁 등을 예방하자는 취지이다.
현재 우리에게는 이러한 절차가 부재하며 이로 인해 CM대가와 CM서비스의 정합성을 확보할 수가 없고 결과적으로 CM대가가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공공 CM사에서 입찰자들은 기술제안을 할 때 적격심사를 통해 상당한 일정 금액이 삭감될 것이라고 예상 하면서도 이를 감안해서 ‘함량’이 미달되는 기술제안을 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일단은 기술제안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기에 발주자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수용하여 무리가 되더라도 최선의 내용으로 기술제안을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기술제안은 발주자의 요구사항을 100% 수용하는 또는 그 이상의 내용으로 제시하지만 적격심사를 통해 상당 금액이 삭감되더라도 제안 내용은 변동이 없으니, 대가는 줄었지만 줄지 않은 것이고 이는 결국 CM대가가 낮아지는 것과 동일한 효과이다. 따라서 낙찰자 확정과 용역계약체결의 중간시기에 입찰조정이라는 절차를 CM사업자 선정과정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
• 무대가(無代價) 추가 서비스 요구 관행의 철폐
무대가(無代價) 추가 서비스를 요구하는 관행 또한 예산 임의삭감과 더불어 부적정한 CM대가에 일조하는 대표적인 관행이다. 예산 임의삭감이 계약체결 전 관행이라면, 무대가(無代價) 추가 서비스 요구는 계약체결 후 관행이다.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추가 대가 지불이 없는 추가 인력 투입 요구,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CM서비스 기간 연장, 계약범위 이외의 추가 CM업무 요구 등을 들 수 있다. 계약은 ‘갑-을’ 간에 업무 범위와 대가에 관한 상호 제안과 수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행위이다.
그러나 현실은 ‘수퍼(Super) 갑-을’의 관계이기에 부당성을 알면서도 CM기업 입장에서는 무대가(無代價) 추가 서비스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CM서비스도 엄연히 업무범위(Scope)가 정해져 있음을 발주자들은 인식하고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발주자의 인식 전환·개선만으로 풀어가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오랜 기간 고착화된 관행이기도 하지만 추가 서비스에 대한 추가 대가 지불을 위해 발주자가 예산을 추가 확보하려면 제도적, 실무적으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제도적으로 풀어가는 실마리는 발주자의 예비비 확보에서 찾을 수 있다. CM예산 설정 과정에서 예비비 항목을 도입하고, CM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예정가격과 입찰가격의 차액이 존재한다면 이를 발주자의 예비비로 전환하여 활용하는 것이다. 예비비라는 비목을 신설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현실이라는 것을 알지만 꼭 필요한 개선이기에 제안한다.
또한 이미 존재하는 용역제안변경이라는 절차를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과업내용의 변경을 지시하거나 승인한 경우에 계약금액조정을 할 수 있는 근거는 이미 마련되어 있다. 결국 이는 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관행적인 운영의 문제이며 추후 용역계약변경의 실태와 문제점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를 제도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