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은 프로젝트 성공의 전략이다
국내 CM의 한계
발주자에게 요구되는 변화의 방향
현명한 소비자는 그가 원하는 제품의 사양과 기능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고른다. 제조사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좀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디자인을 개선하여 차별화를 꾀한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소비자가 무관심하거나 사용할 줄 모른다면 금세 버려지게 마련이다. 제조사는 그저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제품만 만들어내면 그만이다.
또한 그런 기술의 가치를 알고, 좀 더 발전된 기술과 제품을 기대하고 있는 거대한 해외 시장이 있더라도 국내 시장에 안주하고 준비가 되지 않은 회사들은 큰 시장을 보고도 진출할 엄두를 내기 어려워진다.
우리의 CM이 맞닥뜨리고 있는 상황이 바로 이렇다. CM 업체의 자체적인 역량 제고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명한 소비자처럼 발주자 역시 좀 더 똑똑하고 꼼꼼해져야 한다. 자신의 프로젝트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떤 리스크가 잠재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이것저것 다 모른다면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제일 잘 해결해줄 사람을 선정해 무한 신뢰를 기반으로 같이 해결해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즉, CM의 역량 제고 이전에 발주자의 역량제고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건설회사나 CM 회사가 아닌 다음에야 발주자가 건설에 필요한 충분한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을 수 없겠지만, 발주자에게는 그 사업에 필요한 전문 기술과 역량이 무엇인지를 규정하고 추진해갈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것도 발주자 조직의 직원으로서가 아닌 그야말로 자신이 발주자, 오너라는 생각을 가지고서 일할 수 있고, CM이 참여한다면 그와 협력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인력이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CM 발전을 위한 발주자의 변화 방향은 의사결정자로서 발주자가 가져야할 매니지먼트에 대한 인식전환이다.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많은 발주자들이 효율적 매니지먼트가 사업의 경제성과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절실히 깨닫게 되었고, 이러한 시대적 상황이 CM이 학문적으로나 실무적으로 자리 잡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보다 나은 방법을 찾지 않는 발주자들은 성공할 수 없고 발주자의 니즈가 그에 상응하는 기술을 발전시키게 됨을 역사가 보여주었다. 또한 여기에는 기술을 존중하는 발주자의 자세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여기에는 기술을 존중하는 발주자의 자세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용역 서비스에 대한 가격경쟁을 배제하거나 최소화하는 것은 발주자와 용역회사 간의 신뢰관계(fiduciary relationship)가 그만한 가치와 성과를 도출하기 때문이고 CM은 그 성과를 리딩할 수 있는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CM이라는 개념이 국내에 알려진 이후, 초대형 사업에 CM이 참여한 사례를 꼽아보라면 경부고속철도나 인천국제공항, 최근에는 미군기지 이전사업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전자의 두 개 사업은 제대로 된 CM 개념이 알려지기 이전이었고, 미군기지 이전사업은 그 특성 상 외부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업이다. 또 모두 공사비 증가나 공기 지연 등의 관점에서 본다면 CM의 성공사례로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이제는 민간이든 공공이든, 국내 메가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CM의 성공모델을 만들어 볼 때가 되었지 않나 싶다. 이를 통해 또 다른 시행착오를 겪을 수는 있겠지만, 초기부터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제대로 된 CM을 시도해본다면 분명 CM의 새로운 발전과 역량 향상에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와 같이 발주자가 변한다면 서비스 공급자인 CM은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밖에 없다. 발주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스스로 기술력과 전문성을 키워갈 것이고 그 무기는 해외진출에도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CM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관련법과 제도의 개선이 일차적인 목표가 될 것이고 CM 업체의 자구적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발주자 역시 같은 선상에 서있는 CM 역량 제고의 시발점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