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이야기] 뉴코리아리포스트
박종순 [경원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신년을 맞이하여 모든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바르고 빠르게 진행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인생에도 라이프사이클(Life Cycle)이 있듯이 건축물에도 라이프사이클이 있다.
건물은 기획, 설계 및 시공단계의 초기투자단계와 운영, 관리 및 폐기로 이어지는 5단계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건축물의 생애, 즉 라이프사이클이라고 하며 이 기간 동안 발생되는 총 비용을 라이프사이클 코스트(Life Cycle Cost, 이하 LCC)라고 한다. 앞으로는 유지관리비용이 주택의 경쟁력과 프리미엄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과거에는 건축물의 설계단계에서 초기투자비 위주로 설계를 하였으며, 유지관리비와 자원 및 에너지 문제를 소홀히 다루어 온 경향이 있었다. 오늘날에는 에너지 비용의 가격 상승과 설비의 고도화로 유지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통상 초기건축비의 5~6배)이 커져, 설계자와 엔지니어들은 자원 및 에너지를 절약하고, 건물 및 시설구조물의 가치와 수명 그리고 성능을 증대시켜 100년 건축을 위해서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20~30년에 불과한 아파트 수명을 유럽처럼 50~10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 재건축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시는 아파트 관리를 위한 보험 성격인 장기수선충당금의 집행 취지를 살려 평상시에 아파트 건축물과 시설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아파트 수명을 늘릴 방침이라고 밝히고, 이를 위해 장기수선계획을 통한 ‘아파트 시설물 생애주기 관리’를 본격 추진하고, 그동안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장기수선계획 및 장기수선충당금 집행을 현실화할 방침이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아파트를 대규모로 수리할 때 드는 비용 부담을 분산하기 위해 주택 소유자로부터 매월 징수, 적립해 마련하는 재원이다.
최근 기획 설계단계에 LCC를 검토하는 비용은 전체비용에서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총비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기획 설계에 따를 LCC 제비용은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획 설계비용이 건물 전체의 경제성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그러므로 기획 설계단계에서 LCC를 고려하기 위해서는 라이프사이클 전 과정에 투입되는 유지관리비를 포함한 총비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그 결과를 반영할 수 있는 효과적인 LCC방법을 도입, 활용하여 초기투자비 보다는 운용관리비를 고려한 설계를 하여야 한다.
건설 VE(Value Engineering; 가치공학)에서 추구하는 가치라는 것은 건축물 또는 시설물을 이용하는 발주자 또는 사용자가 판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발주자 또는 사용자 입장에 서서 가치개선을 도모하는 것이 가치공학이다. 이제부터 발주자는 건축물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시설물이 제공하여 주는 효용, 역할이라는 것에 가치를 인정해서 선택하는 것으로 즉, 기능에 대해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VE의 성패는 해당 정비사업장의 정보가 얼마나 잘 수집되었는가의 여부에 따라 80%가 좌우된다. 이와 같이 사업과 관련한 정보의 수집 및 정리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며, 사업정보의 수집과 분석은 VE 활동상 거의 모든 단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설계 단계에서는 기본설계가 2/3 정도 진행되었을 때 기본설계에 대한 설계 VE를 실시하고, 그 후 다시 상세 설계가 완료되기 전, 2/3 시점 전에 설계 VE를 실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로써 건설사업관리자(CM; Construction Management)는 발주자, 사용자가 요구하는 기능을 찾아내어 그것을 최저의 생애비용(LCC)으로 달성하려는 방법을 발굴하는 것이고, 특히 정비사업의 건설현장이 복잡한 경우에는 일반성을 배제해서 개별적으로 그 현장의 특이성을 고려한 해결법을 찾도록 하는 아이디어의 발상이 필요하고 이러한 생각은 ‘유연한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아이디어 발상은 개인을 기본수준으로 하지만 이러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그룹으로 모여 서로의 지혜를 짜낸다면 더욱 훌륭한 아이디어가 창출 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정비사업의 설계단계부터 재건축 전문 건설사업관리자(CM)들을 참여시켜 사전에 원가절감 및 공기단축이 가능하도록 설계의 완성도를 높여, 착공시 설계변경을 최소화하여 조합원의 분담금을 줄이고, VE와 LCC 기법으로 가치향상과 운영관리비의 최소화로 명품주거단지를 조성하여 주택의 품격을 높여서, 프리미엄을 극대화하는 것이 조합원들을 위한 정비사업 임원들의 책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