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이야기] 뉴코리아리포스트
박종순 [경원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사업주체인 많은 조합원과 사업참여자간 이해관계의 상충, 그리고 다수의 의사결정 주체로서 비합리적인 의사결정 가능성 등 일반적인 건설사업에 비해 사업진행상의 많은 장애요소가 존재하며, 장기간이 소요되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조합의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한 정비사업자의 경우 기본적인 행정용역대행의 국지적인 업무에 국한되어 매우 제한적이고 특히, 설계자와 시공자를 관리할 다양한 기술 및 전문성의 결여로 사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이에 대한 책임은 모두 조합이 부담해야 되기 때문에 사업을 완료한 후 조합 청산시에 각 조합원들이 부담해야할 분담금이 많아질 위험성을 안고 있다.
또한 과거와는 달리 사업시행 이후 경쟁 입찰을 통하여 선정되는 시공사가 사전담합, 무리한 설계변경을 요구하거나 시공 후 클레임을 청구하여도 시행자인 조합으로서는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정비사업자의 업무에도 포함되지 않아, 모든 손실을 조합이 부담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조합의 투명성을 확보하면서, 복잡하고 까다로운 조합의 의사결정 업무를 조합의 입장에서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리인(Agent)의 확보가 필수적이며, 이에 대한 해결책은 이미 사업성공으로 입증된 건설사업관리(Construction Management)의 전문성에서 찾을 수 있다.
공공공사에서 처음으로 CM이 적용된 월드컵 주경기장은 IMF사태로 인한 정부의 결정 지연으로 월드컵 주경기장의 건설기간의 부족과 공동주최국인 일본과의 비교우위의 부담감, 국제축구연맹(FIFA) 기준의 까다로운 방송·조명·음향 등 전문성을 요구하는 고난도 공사조건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서울시는 전격적으로 CM을 도입하기로 결정하였고, CM의 전문적인 관리를 통하여 공사기간을 단축하였으며, 세계적인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여 2002년에 월드컵 경기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 더욱이 사업타당성 검토 및 수익시설에 대한 CM의 창의적인 대안 제시로 운영 수익을 창출하게 되었다.
이처럼 CM을 적용한 사업은 렉슬아파트, 타워팰리스, 현대 I-Park, 분당 파크뷰, 코오롱 트리폴리스, 부산 센텀파크, 고덕1단지아파트 등이 CM을 적용하여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프로젝트들이 속속 증가하게 되었다.
CM의 업무는 계획단계, 설계단계, 계약단계, 시공단계 및 유지보수 단계로 나눌 수 있으며, 각 단계별로 사업관리, 사업비관리, 일정관리, 품질관리, 계약행정관리, 안전관리, 환경관리, 정보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계획단계의 주요업무는 주변환경, 관련 법, 민원발생 여부, 건설 및 주택경기 등 종합적인 조사 자료를 기준으로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여 발주자가 시행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필요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하여 다양한 금융기관으로부터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안전하게 사업비용을 충당할 수 있도록 조합을 지원한다.
설계단계의 CM은 사전자격심사기준 작성, 설계 담당자의 인터뷰, 과거 성공적인 설계수행 사례 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통하여 보다 능력 있는 설계자가 선정될 수 있도록 하고, 국내에는 새로운 개념인 체계적인 설계관리와 VE(Value Engineering) 업무를 통하여 완벽한 설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업무이다.
계약관리단계에서는 설계자와 시공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조합을 지원하여 입찰안내서와 평가기준을 작성하여 업체의 건전성과 수행실적 그리고 시공능력 등 객관적인 근거와 자료를 분석하여 업체의 능력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며, 특히 가장 중요한 계약관리를 위하여 계약내용의 면밀한 검토와 조합의 수익을 높이기 위한 계약문서의 작성을 지원한다.
시공단계에서는 시공 중 발생할 수 있는 설계변경, 시공사의 클레임 등을 사전 예방할 수 있도록 도면, 시방서, 계산서, 수량산출서 및 공사비 내역서 등의 면밀한 검토를 통하여 설계의 오류, 누락, 실수 등을 바로잡아 설계도서의 완성도를 향상시켜 품질 및 시공성 향상, 원가절감을 도모하고 발주자인 조합에 최적의 의사결정 자료를 제공하여 고 품격의 명품아파트를 건립한다.
마지막으로 시공후 단계에는 입주 후 사용자의 편리성과 관리비 절감을 위하여 사전에 설계도면을 건축물의 생애주기비용(Life Cycle Costing)의 검토 및 시공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최적의 유지관리 방안을 마련하여, 입주자의 관리비 절감을 꾀한다.
이와 같이 CM은 각 단계와 기능별로 수많은 선진기법을 활용하여 조합의 불이익을 사전에 예방하고 조합의 이익 대변하는 조합의 멘토(mentor)로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