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CM이야기 23>
박종순 [한국CM협회 본부장/ 한국생산성본부 CM 지도교수]
재건축·재개발 사업장들이 추가분담금 폭탄을 맞으면서 시공자와 조합원간 갈등이 극도로 치닫고 있다. 서울 북아현1-3구역 조합원은 독소조항이 가득한 관리처분계획 변경 안이 통과되면 약 1,200억원이상의 추가부담금이 조합원들에게 가해진단다.
이는 재건축사업에 대한 온갖 규제와 부동산시장 침체 여파로 사업의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익과 직결되는 공사비, 분양가, 마감재 등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재건축사업은 정비사업조합의 주문에 의한 수주 산업으로 각각 프로젝트의 요구조건과 성능으로 인해 표준화가 어려운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건설프로젝트 진행시 불가피하게 설계변경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건설프로젝트 전체를 놓고 볼 때 설계단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28% 정도로 프로젝트 전체의 비용에 비해 미미하지만 시공단계 이전인 설계단계에서 설계관리의 노력여하에 따라 시공단계에서 설계변경으로 인한 비용증가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예정된 공사 지연 등으로 공사 진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설계변경은 설계단계와 시공단계에서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생되는데 설계 변경의 요구는 조합, 설계자, 시공자, 주위의 민원 등에 의해서 행해진다. 설계도는 계획, 중간, 실시설계에서의 재설계 및 시공단계에서 정비사업조합 등 프로젝트 관련자 간의 변경부분에 대한 상호 검토와 의견 조율을 통하여, 구체화된 설계 성과품을 완성한다.
실시설계에서 발생하는 설계변경은 설계 성과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수정설계 또는 재설계’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서로 다른 분야의 엔지니어링 설계 간의 부조화 및 관련자간 의사소통 혼란으로 인한 설계누락, 설계오류, 각 공종 간 불일치 등 설계부실 이라는 부정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시공단계에서의 설계변경은 부실시공이라는 문제점으로 인식되어져 있다.
또한 조달청에서 발행한 자료에 따르면 부실공사의 요인 중 설계 부적정이 4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통상 시공단계에서의 설계변경은 공사비 상승 및 공기 지연이 뒤따르게 된다. 시공단계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비의 증가 건수는 지역, 업체,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국내 건설현장의 설계변경 발생원인 중 47.7%가 설계상 오류에 의한 것이며, 이에 따른 재시공 비용은 총 도급 금액의 2.5%로 매우 높다.
특히 공기 지연의 원인 25.3% 중 14.2%가 설계변경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으며, 설계변경으로 인한 공기 연장이 발생되면 11.2%의 생산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이후 국가기관 발주공사 1건당 평균 3.24회의 설계변경이 이뤄졌으며, 공사 1건당 건설공사비는 계약금액 대비 17.8%가 증가돼 건설공사 프로젝트 진행 중 발생되는 설계변경으로 인해 설계변경의 편법처리, 부실공사 등의 부조리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져 설계변경이 건설프로젝트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도시정비사업의 사업성과 편의성에서 가장 중요한 설계자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사전적격심사(PQ), 제안서 평가, 설계 담당자의 인터뷰, 과거의 성공적인 설계수행 사례 등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통하여 보다 전문적이고 능력 있는 설계자를 선정해야 된다.
도시정비사업은 설계단계부터 건설사업관리 전문가(Construction Manager/이하 CMr)들이 참여하여 설계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공성을 확보해 원가절감 및 공기단축이 가능하도록 사전에 철저히 관리해 공사 도중에 빈번히 발생하는 설계변경을 최소화해야만 한다.
설계자는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를 맡고 있지만, 설계단계에서 의사결정에 중심적인 역할이 설계자이지만, 조합과의 불명확한 의사결정 권한과 범주로 인해 의사결정의 제약을 받지만, 정작 건축주인 조합원들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업비를 변동시키는 여러 가지 원인 중 대부분이 설계의 변경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설계변경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건축물의 생애주기비용을 고려한 CMr의 설계변경 관리가 우선되므로 조합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파악해 명확한 설계목표를 설정하고, 전문적인 설계관리 기술과 지식 활용을 통한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제고한다.
설계변경 관리에는 선진기법인 VE(가치공학; Value Engineering)와 LCC(생애주기비용; Life Cycle Cost) 분석을 통한 원가절감과 가치향상을 추구해 시공단계에서 설계변경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최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VE는 최저의 생애주기비용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는 프로젝트의 기능분석을 통한 대안 창출 노력으로, 각 전문분야 전문가들의 협업을 통하여 수행되는 체계적인 선진 프로세스로서, 대상 프로젝트의 모든 분야에 전문지식을 가진 팀과 그룹에 의해 수행된다.
건축물은 기획, 설계 및 시공단계의 초기투자단계와 운영 관리 및 폐기로 이어지는 5단계를 거치는데, 이를 건물의 생애, 즉 라이프사이클이라고 하며, 이 기간 동안 발생되는 총비용은 라이프사이클코스트이고, 이러한 생애주기비용과 유지관리비용이 주거단지의 경쟁력과 가치를 평가 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LCC 절감을 위한 그린아파트는 환경적 측면의 효과 외에도 건물의 가치상승 및 유지관리비의 절감 등 장점이 많다. 정부는 녹색건축인증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건축 기준의 완화 및 지방세 감면 등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제도에 대한 이해부족과 인증에 따른 추가 비용부담 등의 문제로 인증제도의 활성화에 차질을 빚고 있다.
더욱이 온실가스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패시브하우스는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향상시켜서 냉난방 효율을 높임으로써, 외부기온변화에 관계없이 실내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입주자의 적응력을 향상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CMr은 사업일정을 고려한 설계의 일정관리, 공종간 연계성 부족으로 인한 설계오류의 최소화와 조합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설계 성과물을 검토하고 설계내용이 사업예산을 초과하지 않도록 조정해 설계단계부터 사업비관리, 공정관리, 품질관리 그리고 시공성 검토를 사전에 철저히 해야 만이 설계변경으로 인한 조합원 분담금 부담을 최소화하고 주민들의 수익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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