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이야기] 뉴코리아리포스트
박종순 [경원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VE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치향상
숨겨진 면적 찾아 조합원 수익 향상
조달청이 발행한 ‘설계관리업무편람’에는 시설공사의 부적정 요인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요인이 설계의 부적정(41%)에 의한 것으로, 설계도면의 검토와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한 설계관리 및 시공성 검토 등 정비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설계의 적정성 검토를 설계자와 시공자에게만 의지하고, 전문지식이 부족한 조합원에게 설계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여 주민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설계도서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비사업에 적합한 명품 설계를 하기 위해서는 설계착상, 재료, 시공방법 등에 관하여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설계자의 인원이나 소요시간 등의 제약 때문에 가장 적합한 설계안을 선택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2006년부터 건설기술관리법에 100억원이상 건설공사에 설계경제성등 검토의무화를 하였으나, 정비사업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VE(Value Engineering)는 원가와 기능면에서 설계를 보완해주는 시스템이다.
VE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치향상에 있으며, 가치의 향상은 건설 사업의 3대요소인 시간-비용-품질(기능)의 적정한 안배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VE활동은 작업공구나 시공방법 분야, 견적, 공정관리의 전문가 등 각 부분의 전문지식을 동원하여(예를 들어 어느 건물의 공사비 절감을 목표로 한다면 그에 관련된 건축, 기계, 전기, 자재 전문가 등의 참여를 통하여) 합리적인 설계를 위한 지원활동팀을 구성하여 진행하는 것이 VE활동의 특징이다. 이러한 활동을 VE에서는 팀 디자인(Team Design)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팀 디자인이란 원가절감(Cost Down)이라는 분야에 대하여 조직이 가지고 있는 힘을 집결시켜 집중적으로 지식, 경험의 결집을 도모하는 것이다. 따라서 설계도가 나오면 조합원의 이익증대를 위한 남은 수단은 원가절감 밖에 없다. 종래의 원가절감은 제품의 원가구성을 분석하여 각 분야에서 원가절감의 여지를 찾아내어 개선해왔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만으로는 대폭적인 원가절감을 기대할 수 없다.
이에 비해서 VE는 기능 중심적인 접근을 한다. 제품의 원가(Cost)를 그 제품이 존재하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기본 기능과 그 기본 기능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2차 기능으로 나눈다. 또 그 이외로 있을 수 있는 불필요기능(과잉기능)을 찾아낸다. 이것은 지나친 시방, 과도한 요구사항 즉, ‘있으면 편리하다’는 식의 사고방식이나 기술적인 검토가 불충분한 것이 원인이 되어, 지나치게 여유를 가진 안전율이라든가 혹은 설계자의 취미나 기호에 따라 불필요한 기능이나 과잉기능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VE는 이러한 기능중심의 접근에 의해서 우선 불필요 기능을 제거하고 이어서 설계착상을 바꾸는(재료의 변경이라든가 시공방법이나 운반, 검사방법 등의 변경도 포함)것에 의해서 2차 기능을 달성하기 위한 코스트를 절감시킬 수 있다. 이 기능연구의 스텝(Step)으로서 VE에서는 기능정의, 기능분류, 기능정리, 기능평가라고 하는 기능중심의 접근을 한다. 여기에 VE의 특징이 있다.
또한 공동주택처럼 일정한 유형과 반복적 시공의 경우, 단위세대로 보면 소량의 절감인 경우에도 그 유발효과(Recurring Profit)는 지대할 수 있으며, 후속 프로젝트는 선행 프로젝트의 VE결과를 활용, 피드 백(Feed-Back) 함으로서 초기단계부터 적용이 가능하게 되어 재건축사업의 다양한 경험자와 전문성이 결합되면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증진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동안 “숨겨진 1인치를 찾아라”는 TV광고가 유행한 적이 있다. VE를 통하여 기능중심으로 평면을 검토하여 불필요한 면적은 줄이고, 필요한 공간을 늘려주면, 확장 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넓은 평면을 얻을 수 있으며, 이렇게 창출된 공간은 조합원의 프리미엄을 높일 수 있고, 숨겨진 면적을 찾아서 일반분양 세대 수를 늘린다면 조합원의 수익을 보다 향상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