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프로젝트에서 배운다

프리콘

2016년에 사내 구성원들과 함께 ‘우리 회사가 망하는 시나리오’라는 이름의 독특한 워크숍을 시작하여 3년에 걸쳐 실시한 적이 있었다. 이 워크숍은 회사가 망하는 방법에 대한 역발상 접근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보고, 이를 사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창의적인 혁신 대안을 찾아보자는 의도로 마련된 자리였다. 참석했던 구성원들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Jim Collins)가 저술한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ry Fall)』를 읽고 우리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집중 토론하는 방식으로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실패한 프로젝트에는 공통점이 있다. 성공 방정식이 있다면 실패 방정식도 존재한다. 건설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는 성공의 이유만큼이나 다양하다.

여기에서 지적한 실패의 원인들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계약과 계약 관리, 변화 관리의 실패가 결국 프로젝트의 실패를 야기하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우리가 건설의 실패를 공사비, 공사 기간과 같은 객관적 지표에 국한시켜 바라보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건설 프로젝트 실패 시나리오

건설 프로젝트 실패의 원인은 기술적 원인, 관리적 원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기술적 원인으로는 건설 목적물이 당초 목적한 기술적 기능의 달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설계 도면의 결함, 부적합한 시공 방식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능력 없는 업체와 능력 없는 개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서는, 프로젝트가 잘 진행될 수 없다. 관리적 원인으로는 참여 주체 간의 커뮤니케이션 부족, 발주자의 잦은 변경 요청, 클레임 및 분쟁 해결 절차 미 준수, 설계 변경에 대한 미흡 등과 같은 요인이 존재한다.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지식은 습득되고 교훈은 축적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건설에서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성공 사례에 대한 분석만큼 중요한 것이 실패 사례에 대한 분석과 이를 통해 교훈을 습득하여 동일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겠다. 건설 프로젝트에 수행 매뉴얼이 있듯이 실패 매뉴얼도 작성할 필요가 있다.

우리 건설업계는 기록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업무 수행 과정이나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이러한 업계의 관행 탓에,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취득한 산지식들이 공유되지 못하고 개인의 자료로만 남거나 사장되어 결국에는 국가적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는 경우가 흔히 있었다. 최근 들어 프로젝트 참여자들의 의식이 향상되고, 사회의 투명성 또한 높아지면서 어느 정도 나아지긴 했지만, 우리 건설업계나 사회 전체의 기록 문화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생각이다. 실패 상황에 대한 명확한 원인 규명과 분석, 그리고 기록을 통해 추후 유사한 실패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이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기 정보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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