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콘
흔히 ‘건설=시공’이라고들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건설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공사 중에 생길 거라는 오해로 이어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제는 설계 단계에서 예측할 수 있고, 디자인 매니지먼트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외국의 PM/CM 전문가들은 CM의 핵심은 디자인 매니지먼트이며, PM/CM에서 80% 이상의 중요도가 여기에 있다고 한다. 디자인 매니지먼트는 유사한 개념인 설계 검토(Design Review)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설계 검토는 설계를 검토하는 행위이며 설계 자체를 미적인 측면이나 기능적 측면에서 검토하기도 하지만, 주로 설계의 오류를 검토하고 평가한다. 설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건축 구조, 마감, 각종 설비(기계, 전기, 통신, 소장 설비 등) 간의 간섭과 코디네이션에 관한 내용을 검토하고 개선점을 제시하여 품질을 높이는 일을 주로 한다.
국내에서는 설계검토가 곧 설계 관리라는 인식이 있어서, 디자인 매니지먼트를 번역하여 설계 관리라고 하지만, 여기에서는 설계 관리라 하지 않고 굳이 디자인 매니지먼트라고 써서 설계 검토와는 구분해서 본다.
디자인 매니지먼트는 설계 과정을 통하여 건설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행위이다. 여기에는 설계 검토와 함께 비용 관리, 일정 관리, 품질 관리, 안전 관리, 시공성 검토, VE, 프로젝트 관리, 시공 관리 등의 업무가 포함된다. 달리 말해서 프로젝트 목표와 발주자의 요구 사항을 달성하기 위하여, 비용, 일정 등 프로젝트의 모든 관리 요소를 디자인이 진행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검토하여 설계에 반영되게 하는 업무를 말한다. 따라서 디자인 매니지먼트는 프리콘의 핵심이며, 프로젝트 성공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
디자인 매니지먼트 개념도
국내에서는 설계 검토 개념은 일반화되어 있는데 반해, 설계 과정에서 프로젝트의 주요 의사 결정 요소를 관리하는 디자인 매니지먼트라는 개념이 일반화되어 있지 못하다. 이는 프리콘이 일반화되지 못하는 상황과 맥을 같이 한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의 비용 관리와 디자인 매니지먼트와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설계가 완료된 후 비용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가 진행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비용을 확인하여 예산 목표에 맞는 도면이 작성되도록 조절한다. 예컨대 계획 설계 50% 단계의 도면에서 공사비가 목표 대비 30% 초과되었다고 가정하면, 이 단계에서 다음 설계 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VE나 설계 조정 등을 통해 30% 원가를 줄이는 대안을 강구하고 난 후 다음 설계 단계로 넘어간다. 다시 말해 설계와 비용을 연동하여 진행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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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설계 단계별 원가 관리를 뛰어넘어 IPD에서 쓰는 목표 공사비 설계란 기법이 있는데, 이는 설계 전에 핵심 팀들이 빌딩 시스템과 주요 설계 요소를 가정하고 비용 모델을 검토한 후 설계에 착수하는 더욱더 적극적인 모델이며, 이 기법을 사용할 경우에는 설계와 비용 관리가 항상 연동되므로 설계 단계별로 비용 점검에 따른 디자인 조정이 필요 없다. 따라서 디자인 매니지먼트 팀에는 설계뿐 아니라 시공과 비용에 해박하여 설계도 없이도 비용을 산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참여해야 한다. 아울러 디자인 매니지먼트 팀은 VE에 탁월한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항상 설계와 비용의 적합성을 검토하여 비용을 절감하는 대안을 강구하는 VE 기법이나 린 기법은 비용 관리의 핵심으로 디자인 매니지먼트의 중요한 기능이다. 시공성 검토도 디자인 매니지먼트의 중요한 기능으로, 시공성 검토를 통하여 적합한 공법을 선정하고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효율적인 공법과 구조 시스템을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디자인 매니지먼트의 목적은 설계의 미적 요소, 기능적 요소와 더불어 원가, 품질, 공법 등의 요소를 설계 진행 단계에서 검토하고 시뮬레이션하여 설계 요소에 대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함으로써 설계자가 설계 진행을 빨리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이에 따라 공사가 조기 착수되게 하면서도 설계도의 품질을 올려 시공 단계에서 설계변경을 최소화하는 데에 있다.
요약하면 설계는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이며, 대규모 프로젝트에는 크고 작은 수만 가지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 실패는 대게 설계의 핵심 부분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거나 오류를 일으키는 탓이다. 좋은 설계는 공법이나 건설 원가가 치밀하게 검토되어 도면화되며, 시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시켜 준다.
설계 도면의 존재 이유는 시공을 위한 도구로서의 역할이다. 설계 도면이 건축물이나 시설물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건물의 미적 요소, 구조적 안정성, 사용성, 경제성, 시공성 등 모든 요소가 충족되어야 한다. 설계는 건설 프로젝트 모든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의사 결정의 총합체라고 할 수 있다. 설계자의 질적 향상을 위한 스스로의 노력과 제도적인 뒷받침, 그와 더불어 PM/CM이나 능력있는 발주자 그룹이 설계 과정을 관리하여 질적인 수준을 높임으로써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이끌 수 있다.
설계의 4단계는 개념설계(Concept Design), 계획 설계(Schematic Design), 기본 설계(Design Development), 실시 설계(Construction Document, 시공도면)로 이루어져 있다. 각 단계별로 완료해야 할 설계 목표의 관리가 중요하다. 제대로 설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프로젝트가 수행되어 재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패스트트랙은 계획 설계 단계에서 구조체 공사와 마감 공사의 디테일에 관한 매우 치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하는 고도의 설계 관리 능력과 전문성이 필요한 방식이다. 설계 단계별로 비용, 일정, 품질ㆍ안전 등이 검토되고 검증되어야 하며, 이러한 과정이 프리콘의 핵심인 디자인 매니지먼트 과정이다.
PM/CM의 핵심은 디자인 매니지먼트이며, 프로젝트 성공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 디자인 매니지먼트는 설계의 여러 요소를 설계 진행 단계에서 검토하고 시뮬레이션하여 필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함으로써 빠른 설계 진행과 설계도의 품질을 향상시킨다.
건축이야기—르코르뷔지에의 위니테 다비타시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