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사업의 그린VE

<국토일보 CM 이야기 6>

박종순 [한국CM협회 본부장/경희대학교.가천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도시정비사업 조합(원)들은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 첫 번째의 사업 목적이지만, 사업비를 절감하고 명품아파트를 건립해 프리미엄을 극대화하려는 염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업 참여자들의 속내를 살펴보면, 행정청은 공공성 확보에 중점을 두며, 설계자와 시공자는 자신들의 이익이 우선이고, 감리자는 시공단계에 법적인 책임 업무영역으로 한정돼 있으며, 정비업자는 도정법에 따른 절차상의 행정지원 업무 외에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건설사업관리의 업무는 수행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경실련에서 발표한 자료(2009. 10)에 의하면 정비사업의 (가)계약 대비 본 계약시 공사비가 대폭 증가, 시공자 선정에서 관리처분까지 구역별 평균 744억원(45%) 증액이 발생했고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사업비는 3.3㎡당 169만원이 증액돼 분양기준 30평형 가구당 부담액이 7,200만원이었다. 이 같은 관행은 정비사업조합의 전문성 부족과 시공자의 자금대여를 무기로 한 우월적 지위에서 계약을 체결하게 되고, 조합(원)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끌려가는 것이 도시정비사업의 현실이다.

시공 중반에 수천억원씩 공사비가 늘어났다면서 공사비를 인상해주지 않으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조합(원)을 협박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조합에서 시공사에게 증액내역서의 제출을 요구해도 이에 응하지 않고,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조합원들 간의 내분을 야기하고 늘어가는 사업비 때문에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는 사업장이 한 둘이 아니다. 이 같은 사업지연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몫이다.

사업지연과 소송으로 표류하고 있는 정비사업장이 늘어나면서, 대표적인 사업장들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으며 앞으로 많은 사업비의 증액이 우려되고, 대부분 시공사는 시공권을 획득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조합원을 유혹, 시공사로 선정되고 계약서를 작성한 이후에는 설계변경 등으로 사업비 인상이 불가피 하다면서 추가비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속출한다.

언론에 “싼값은 미끼? 재건축 사업비를 툭하면 1조원 증가, 5개월에서 2년여 사이에 총사업비가 급증하자 세대당 조합원 분담금도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으로 커지고 있다”는 보도 내용을 접하면서 건설사업관리(CM) 전문가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으며, 조합청산시에는 분담금이 더 늘어날 우려가 많다.

사실 조합설립 후 사업시행인가를 받기까지 지자체의 요구사항 및 건축심의위원회를 통과하기 위해 수많은 도면검토 및 공법 비교 등 조합(원)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기술적 의사결정 사항을 설계자와 시공자에게만 의존하게 되지만, 이들은 조합(원)의 추가부담 요인인 사업기간 및 비용 문제 등에 관해서는 한결같이 나몰라라 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조합(원)에게 많은 추가비용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에 CM(건설사업관리; Construction Management)을 도입하게 되면 재개발·재건축 공사 계약시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을 보좌하여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게 계약체결을 할 수 있다.

특히 조합이 공사비 산출명세서 등을 분석하는데 공사비의 산출, 입찰내역서 분석, 설계변경, 공사비 증액 등 전문 분야와 관련한 조합원의 권익 보호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설계단계부터 재건축 전문 사업관리자(CM)들이 참여해 설계의 완성도를 높이고, 친환경 그린(Green) VE(가치공학; Value Engineering) 기법을 적용해 원가절감은 물론 기능성을 높이고 시공성을 향상하여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관리하면서, 공사 중에 설계변경을 최소화하여 품질과 가치향상을 추구하는 것이다.

VE는 최상의 가치를 위하여 최소의 LCC(생애비용; Life Cycle Cost)으로 필요한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서 행해지는 체계적인 활동으로 수행되는 선진기법으로 프로젝트의 기능분석을 통한 대안창출 노력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을 통해 수행하는 프로세스로서, 대상 프로젝트의 모든 분야에 전문지식을 가진 그룹 또는 팀에 의해 수행된다.

정비사업에서 VE를 수행하는 목적은 적은 비용을 들여 동일한 기능을 산출하고, 새로운 안을 개발하여 필요 없는 기능 혹은 낭비요인을 제거하고 비용, 성능, 품질 등을 기능별로 검토하여 최적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VE리더가 조정역할을 통해 수행되는 팀의 전문 지식과 스킬(Skill)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고, VE 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아이디어는 구성원 상호간의 시너지 효과에 의해 창출돼 유지관리비의 최소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입주 후 관리비의 절감은 물론 유지비를 절감, 친환경 주거단지를 조성해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정비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효과를 확인 할 수 있는 건설사업관리(CM)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VE 실시 시기와 VE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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