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CM 이야기 16>
박종순 [한국CM협회 본부장/ 한국생산성본부 CM 지도교수]
글로벌 건설시장에서의 건설기술용역 경쟁력 확보를 위하고 산업지원, 건설기술용역 업역체계의 선진화, 건설기술자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건설기술진흥법’ 전부 개정안이 5월 23일부터 발효된다.
지금까지 건설기술관리법에서 건설기술자, 감리원, 품질관리사 등으로 분리된 인력의 명칭을 건설기술자로 통합해 단일화하고, 설계ㆍ감리ㆍ건설사업관리(Construction Management, 이하 CM) 등으로 분리된 업역도 건설기술용역업으로 통합된다.
이 법안은 그동안 ‘관리(규제)’ 일변도였던 정부 정책을 ‘진흥’으로 바꾸고, 설계·감리·CM으로 나누어진 칸막이를 걷어내기 위해서 기존의 건설기술관리법을 전부 개정하는 것이다.
시공기술이나 플랜트엔지니어링에 비해 국제경쟁력이 뒤쳐진 건설엔지니어링 분야의 선진화 및 해외진출역량을 육성하려는 국토교통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한편으로는 건설엔지니어링업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업계 종사자들의 희망도 담고 있다.
용역대가기준도 건설기술진흥법으로 전부 개정되면서 감리업무가 건설사업관리로 통합됨에 따라 기존의 ‘설계감리 대가기준’과 ‘건설공사 감리대가기준’ 및 ‘건설사업관리 대가기준’도 통합, 대가 체계를 ‘실비정액가산방식’으로 전환하여 건설사업관리용역에 적용할 수 있도록 수정·보완 된다.
용역 대가는 업무량, 공사특성 및 난이도를 고려하고 직접인건비에 직접경비, 제경비, 기술료 등을 합산하여 산출한다. 용역금액은 공사금액의 증감 또는 용역기간의 변경 등으로 인한 투입기술자 수의 증감, 월별 건설사업관리 일수의 추가 그리고 업무범위 및 내용 변경 등이 있는 경우에는 대가의 조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직접인건비는 총 투입기술자 수에 매년 건설기술용역업자단체가 조사・공표한 건설사업관리기술자의 노임가격을 곱하여 산정하되, 건설기술자가 아닌 특수한 자격 또는 기술을 가진 자를 배치할 경우에는 해당 법령 등에서 정한 노임가격을 적용한다.
현행 건설사업관리(CM) 제도는 책임감리 대상공사에서 감리 대신에 책임감리를 포함한 CM으로 발주자가 선택하여 발주할 수 있는 제도로, 건설사업관리 역량이 높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책임감리를 CM으로 발주하도록 발주자를 설득하거나 발주청 스스로 판단하여 17여년 전부터 민간 및 공공 공사에서 적용해 정착됐다.
그러나 용역형 건설사업관리(CM for Fee)가 시공단계에서는 책임감리업무가 주된 내용인데, 실질적으로 사업관리업무를 추가업무로 오인돼 주택법이 적용되는 정비사업과 공동주택의 감리를 발주하는 지자체에서는 예외적으로 책임감리만을 발주하고 있다.
사실 재건축조합에서는 정비사업 전문가의 필요성이 절실하며, 사업기간을 단축하고 사업성을 향상하고자 CM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으로, 사업성이 불투명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경우에는 전문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결국은 용역비를 이중 부담으로 인식하고 분담금이나 분양원가를 높이는데 일조한다는 생각에 CM 발주를 주저하고 있으나, 이는 이중 비용이 아니고 CM을 선정하는 순간에 사업성공을 앞당겨, 사업성을 높이고, 사업기간을 단축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도정법에 의한 행정 및 사업진행 절차에 대해 조합업무를 지원하는 ‘정비사업관리자’가 있으나, 사업비관리, 공사예정금액 산출 및 내역 분석, 스케줄관리, 설계의 경제성 검토 및 설계관리, 계약·클레임 및 분쟁관리, 품질관리, 안전 및 환경관리 등에 관한 업무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건설사업관리 분야의 역량이 부족하여 조합의 전문성을 보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건설사업관리자(CMr;Construction Manager)는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과 조합원을 대신하여 건설사업의 관리업무를 대행 또는 자문하고, 정비사업조합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확보해 사업성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 정비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재개발재건축 전문가 집단(Professional Group)이다.
CM 업무는 정비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공사기간의 단축과 사업비 절감 및 품질 향상을 꾀하고, 조합원의 이익 극대화를 목적으로 협력업체(정비사업자, 설계자, 시공자 등)의 주장과 요구사항의 조절을 위해 건설분야에 경영이론과 선진기법을 접목하여 조합의 이익을 대변한다.
필자가 ‘도시정비사업의 CM역할과 중요성 설명회’를 위해 조사·분석한 ‘도시정비사업의 CM 수행사례’로는 고덕동 재건축아파트는 사업비 약 80억원을 절감하고, 쾌적한 주거단지를 건립해 성공리에 입주했고, 도곡동 명품아파트도 사업비 약 300억원 절감과 사업기간 단축에 따른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고 입주 후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했다.
그리고 조합의 문제로 사업이 표류하던 아현3구역의 경우 시공권을 획득한 시공사마저 사업을 포기했던 사업장을 CM이 참여해 조합원과 지자체를 설득하고, 사업성을 높여서 사업 재기에 성공함으로서 완공을 앞두고 있는 모범적인 사례 등이 속속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CM 발주를 추진하는 조합에서 시공사의 저항에 부딪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CM은 시공사들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건축사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정비사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해관계자를 조정해 사업추진을 리드하는 멘토(Mentor)라는 인식의 전환과 CMr에 대한 이해가 절실하다.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사업은 신축공사보다는 절차가 복잡하고 많은 조합원이 함께 사업을 추진하면서 조합원 간 이해관계의 상충과 갈등으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므로, 사업기간을 단축하고 정비사업을 효율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정비사업관리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사업 초기단계부터 참여시켜서, 체계적이고 올바른 시스템으로 정비사업을 잘 관리할 수 있어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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