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CM 이야기 17>
박종순 [한국CM협회 본부장/ 한국생산성본부 CM 지도교수]
건설기술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관련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건설기술관리법’의 건설기술 관리체계를 규제 중심에서 관련 산업의 진흥과 지원중심으로 전환하고 세분화된 건설기술 업무 영역 및 건설기술인력 분야를 통합, 국내 건설기술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서 ‘건설기술진흥법’으로 전면 개정해 23일부터 발효된다.
그러나 이에 따른 시행령 개정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개정안은 자격증 일변도의 건설기술자 등급 체계를 개선하고 건설기술자의 자격, 학력, 경력 등 종합 기술력을 반영해 등급을 산정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건설산업기본법에는 건설사업관리 인력을 건설기술자 이외에도 건축사, 변호사, 공인회계사, 감정평가사 등이 명시돼 있으나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없어 건설사업관리업무에 관한 전문성 등 역량강화 방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의 건설기술용역업은 미국.영국.일본 등 외국과 달리 설계(토목), 감리 및 건설사업관리 등 세부업무별로 구분하여 각각 다른 기준에 따라 신고.등록.관리 및 사업수행능력평가 등을 하고 있어 설계나 감리 등을 함께 수행하는 업체나 발주청의 불필요한 부담이 발생하고 있고 업무 영역 사이에 기술교류도 단절되어 경쟁력 제고에 문제가 있었다.
앞으로 감리가 건설사업관리(Construction Management/이하 CM)로 통합돼 건설공사의 기획단계부터 유지관리까지 포괄적으로 적용되고, 설계 등 건설 용역업자.감리전문회사.품질검사전문기관 등으로 분리된 업역이 ‘건설기술용역업자’로 체계가 단일화되고, 건설기술자.감리원.품질관리자 등 건설기술인력도 ‘건설기술자’ 단일체계로 통합된다.
그러나 국내 건설기술용역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설기술 업역과 기술인력의 통합으로 국내 건설기술 제도가 국제 기준에 한 발 다가서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당초 입법취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감리와 감리원이란 호칭이 사라지고 건설사업관리와 건설사업관리 기술자로 명칭이 변경되고 업무내용도 시공단계 책임감리가 시공단계 감독권한대행등 건설사업관리로 명칭만 바뀔 뿐 시공단계의 감리와 결과적으로 동일하다.
건설사업관리(CM)란 건설사업의 첫 단계인 기획부터 타당성 조사, 설계, 시공, 시공후단계까지 전문기술과 지식을 동원하여 사업비 절감, 사업기간 단축, 적정 품질확보 등 목적달성을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활동으로 그 업무영역 등의 범위가 방대하다.
세월호 사고처럼 모든 사고는 시공단계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기획, 설계, 시공, 유지관리 전 단계에 걸쳐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시공단계만의 감리를 건설사업관리로 명칭만 변경해서 감독하면 마치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으로 법과 제도를 마련한데 대해서는 한계가 있다. 이는 마치 한의사에게 의사 노릇을 하게 하는 것과 한의사가 환자 치료만 잘하면 모든 병을 다 예방할 수 있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재개발 재건축정비사업의 효율적인 사업수행을 위해서는 선진관리기법인 CM을 사업초기단계부터 적용해 전문적인 관리활용이 필요하다. 작금의 건설산업을 선진화, 글로벌 스탠다드화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은 건설사업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어 이의 해결방안으로 CM이 최적의 기법임을 강조한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8호(용역형 CM)에 ‘건설사업관리라 함은 건설공사에 관한 기획, 타당성 조사, 분석, 설계, 조달, 계약, 시공관리, 감리, 평가 또는 사후관리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제9호(시공책임형 CM)에는 ‘종합공사를 시공하는 업종을 등록한 건설업자가 건설공사에 대하여 시공이전단계에서는 건설사업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시공단계에서 발주자와 시공 및 건설사업관리에 대한 별도의 계약을 통하여 종합적인 계획, 관리 및 조정을 하면서 미리 정한 공사금액과 공사기간내에 시설물을 시공하는 것이다.’
삼풍백화점 붕괴 후에 도입된 건설사업관리제도는 1997년 7월부터 지금까지 CM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왔던 사업관리전문가들의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게 법적인 근거와 제도를 올바르게 구축해야 할 것이다.
CM은 발주자를 대신하여 건설사업의 관리를 대행 또는 자문해 주는 용역으로 건설과 경영 관리의 두 단어로 구성된 용어로 건설사업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건설분야에 경영이론과 선진기법을 접목한 것으로 어떠한 단계에서 참여하던지 조합임원 및 조합원 모두를 선도해서 끌고 가야하는 방대하고 전문적인 업무이다.
무엇보다도 효율적인 사업성공을 위한 첫 걸음은 CM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정비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조합이 시공사와 대응할 수 있는 재건축 업무를 수행 경험이 많은 CM 전문가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지침서의 작성을 지원하고 시공사에서 제출한 사업제안서의 분석과 사업비가 엄청난 공사계약서를 작성할 때 조합에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며, 조합원에게 이익이 되는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계약조건을 검토할 재건축 계약관리 전문가 등의 참여가 절실하다.
CM은 각 단계와 기능별로 수많은 선진기법을 활용해 조합의 불이익을 사전에 예방하고 조합의 이익 대변하는 조합의 동반자로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이 건설기술진흥법이 전부 개정되어 시행될 경우에는 주택법에 의해 감리를 수행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등의 정비사업도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도시정비사업의 추진을 위해서 CM을 도입, 조합원들의 권익 보호와 이익 극대화에 적극 활용 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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